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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korean

뜨끈하고 구수한 깊은 맛의, 참 쉬운 순대국 만들기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월요일 아침 입니다. 
일기예보 상으로는 오늘 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린다나 어쨌다나 그랬는데
지금 밖을 빼꼼 내다보니 눈은 커녕 촉촉하게 비가 내리고 있네요.
네이버 날씨를 보니 제가 사는 한남동의 현재 기온이 영상 3도이던데
아무리 오늘 하루종일 비나 눈이 온다고 해도 낮에 기온이 더 떨어질리는 없으니 오늘은 비로군요.
내일 피검사 했던 결과를 보러 병원을 가야 하는 날이라서
오늘 눈이 많이 내리서 길 미끄러우면 어쩌나 걱정을 했더니 일단 그 걱정은 덜었습니다.
눈이 오면 참 이쁘고 포근하고 좋은데 이쁜 건 잠깐이고 그 눈 녹아서 길이 오히려 더러워지고 미끄럽고...
불편하고 안이쁜 건 오래가니 이거 참...
올겨울 하도 눈이 많이 온다고 해서 신발에 끼우는 도시형 아이젠인가 뭔가 사야하나 고민했는데
이젠 정말 안사도 되나? 아닌가? 사야 하나 더 고민스럽습니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요 그쵸?
주말은 어떻게들 보내셨나요?
전 원래 신랑이랑 어디 가까운 곳에 사진 찍으러 놀러나 나갈까 하다가 심드렁해져서는
토요일 일요일 내내 그냥 집에서 보냈어요.
토요일은 순대국 해먹고 어제는 들깨떡국 해먹고 집에서도 참 야무지게도 챙겨먹었네요 ㅎㅎㅎ
두가지 모두 제가 만들었지만 어찌나 맛있던지 ^^
순대국은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고 그러면 놀라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근데 이게 생각보다 무지하게 만들기가 쉬운데다가(미역국 등보다도 더 쉬워요)
집에서 만들면 순대국 2인분 가격으로 20인분도 만들 수 있어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거든요.



집에서 푸짐하게, 더 진하고 맛있게 순대국 만들기~
고등학교 동창 친구의 부모님이 할머님때부터 대를 이어서 순대공장을 하셔서 그 친구에게 부탁해서 종종 사오는데
소분해서 냉동해두면 아무때나 후르륵 끓여서 먹기만 하면 되니까 완전 좋아요.
지난 토요일엔 맘잡고 과정컷까지 찍었으니까 그대로 따라해보세요.
진짜 천만년만에 올리는 요리 포스팅 이네요 ㅎㅎㅎ


집에서 푸짐하게 순대국 만들기~


사진은 친구가 보내준 순대와 내장 한벌 입니다^^
무시무시 하죠? ㅎㅎㅎ
요건 레시피 먼저 알려드리고 맨 밑에 보여드릴께요.

재료(2인분 기준-밥숫가락 계량)
순대와 내장 한접시 정도, 양파 반개, 고명용으로 다진 청양고추 2~3개분량, 다진 파 한뿌리 분량, 
들깨가루(국물용으로 거피하지 않은 거친 들깨가루)

국물- 멸치 다시마 육수 한대접, 사골육수 한대접 

매운 다대기 재료
고운 고춧가루 2~3큰술, 다진 마늘 반큰술, 국간장1큰술, 매실 엑기스 반큰술, 후추가루 조금,  
술(미림이나 남은 소주 청주 등) 한큰술, 뜨거운 육수 서너큰술 

양념 새우젓 재료 (그냥 새우젓으로 대체 가능)
새우젓 2큰술, 고춧가루 약간, 요리용 술(청주나 남은 소주) 3큰술,  
다진 마늘 약간, 다진 청양고추 약간 


만들기


1. 육수를 준비합니다.
사골육수(시판 육수나 집에서 끓인 육수)와 동량으로 멸치다시마 육수를 더해서 준비하세요.
사골육수가 없을 경우 멸치육수로만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순대국을 끓이려면 순대와 내장이나 머리고기 등이 필요하구요.
순대국을 사드셔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순대만 넣는 것보다는 내장이랑 고기가 들어가야 제맛이 나요.
순대국집에서는 돼지뼈와 고기를 삶아서 육수를 내지만 집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사골육수로 대신 합니다.
단, 집에서 끓인 사골육수는 많이 진하니까 동량으로 물이나 멸치다시마 육수를 섞어서 쓰세요.
집에 사골육수가 없다?
그냥 멸치육수만 쓰셔도 됩니다만 그래도 사골육수가 좀 들어가야 진짜 파는 거 같겠죠?
저는 언젠가 한번은 CJ에서 나온 젤리처럼 생긴 사골육수팩을 물에 풀어 쓰는 걸로도 만들어봤고
지난 토요일에는 집앞 슈퍼에서 오뚜기 사골육수 한팩 사다가 멸치다시마 육수를 더해서 만들었어요.
시판 사골육수들이 진짜 집에서 끓인 사골육수에 비하면 맛이 흐리잖아요.
이럴때 딱 편하고 좋네요.


2. 개운하고 깔끔하게 먹는 순대국도 좋지만 역시나 얼큰한 다대기가 없으면 섭하죠?^^
다대기가 일본말이라서 양념장 이라고 하라는데 이게 참 양념장 이라는 단어로는 표현이 잘 안되는... ㅡㅡ;
고운 고춧가루 2큰술에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반큰술, 후추가루 조금,
생강즙이나 생강가루 있으면 쬐금 넣고
남은 소주나 요리용 술, 매실 엑기스 약간 넣어서 준비합니다.
여기에 포인트가 매실 엑기스 인데요.
매실 엑기스를 넣어서 살짝 단맛을 더해주면 순대국에 타서 드실때 감칠맛이 나요.
물론 없으면 빼셔도 되구요.
중요한 포인트~
반드시 뜨거운 육수를 넣어서 농도 조절을 해줍니다.
되직하게 엉길 정도로 넣으시면 되는데 
꼭 뜨거운 육수를 넣으셔야 색도 곱고 매운맛도 잘 난다고 해요. 
저는 멸치육수를 낼때 이 다대기는 먼저 만들어 둡니다.
그리고 멸치육수에 사골국물 반씩 섞어서 본격적 국물 만들면 되죠.
아무래도 이 양념은 미리 만들어서 두면 숙성이 되서 더 맛있는 거 같더라구요.
(사실 기분탓이지 급하게도 만들어봤는데 별 차이 모르겠어요 ㅎㅎㅎ)
이건 양을 좀 넉넉하게 만들어 두셔도 되요.
그랬다가 생선조림이나 찌개에 넣으셔도 좋습니다.
이 다대기에 다진 파와 양파, 고추를 넣고 간장을 넉넉하게 부어서 양념간장 만드셔도 맛있구요.


3. 청양고추와 대파는 송송 썰어서 준비하고 탕용 들깨가루도 넉넉히 준비하구요.
마트에 가면 탕용 들깨가루 라고 따로 팔아요.
들깨가루는 거피한 거라고 해서 들깨수제비 등에 넣는, 껍질을 벗겨서 곱게 갈은 들깨가루도 있고
이렇게 탕에 넣는 용으로 껍질까지 다 갈은 거친 타입이 있는데요.
순대국엔 역시 거친 타입이 더 잘 어울려요^^
다만 마트에서 급하게 사시려면 대부분 중국산이니까 하나로 마트 등으로 찾으로 가시던지
아니면 유기농 매장에서 찾으셔야 국산을 찾으실 수 있으실거에요.

4. 양념 새우젓도 준비합니다.
양념 새우젓은 뭐 진짜 별거 없어요.
핑크색으로 색이 고운, 이쁜 새우젓 구입하셔서 새우젓 한두스푼에
곱게 다진 청양고추랑 마늘 쬐금, 술 좀 섞고
고춧가루를 색이 살짝 날 정도로만 조금 넣어서 잘 섞으시면 됩니다.
귀찮으면 양념이 안된 그냥 새우젓을 쓰셔도 괜찮아요.
건더기를 건져서 찍어 먹거나 국물 간 맞추는 용도로 사용하는거니까요.


5. 준비한 육수에 머리고기나 내장을 한입 크기로 잘라서 먼저 넣고 끓입니다.
(순대는 나중에 넣습니다!)
여기에 양파 반개 채썰어 넣어주시구요.
부르르 끓으면 떠오르는 거품은 살짝 걷어내시고 맛이 우러나도록 중불로 잠깐 더 끓이세요.
특히나 사골육수가 아닌 그냥 멸치육수만 쓰셨을 경우엔 중약불로 좀 끓이세요.

저는 2인분을 끓였기 때문에 조금 넉넉한 사이즈의 냄비에다가 먼저 끓여서는
뚝배기에 나눠 담아서 다시 끓여서 먹었어요.


6. 뚝배기에 순대를 큼직하게 잘라서 담아주시구요.
순대는 당면이 들어있어서 생각보다 아주 금방 익고 풀어져버려요.
그러니까 드시기 전에 한번 우르륵만 끓이시면 됩니다.
순대를 얇게 썰으시면 다 터지니까 도톰하게 썰으세요.
뭐 터져봐야 뚝배기 안이니 먹는데는 큰 상관없지만요^^;


푸짐하게 건더기와 국물을 부어주고 우르륵 끓으면 상에 내시면 되요.


들깨가루와 송송 썬 파, 고추를 올리고 다대기도 한술 올리고...
아예 이렇게 상에 내셔도 되지만 기호에 따라 간을 맞춰서 드시도록 따로 내시는 게 드시기 편해요.
양념 다대기 넣으면 시뻘겋게 되는 게 싫다는 분들도 꽤 있으시니 다대기는 따로 내세요.
저는 사진 찍느라 이쁘라고 올렸습니다...^^


건더기가 어찌나 많은지 이 뚝배기에 숫가락 꽂아도 그냥 서있을 판이에요.
순대국이 아니라 돼지내장탕이라고 해야 할라나...^^;;;;;
아마 이거 돈 받는 걸로 치면 만원 이상은 받아야겠는데요 ㅎㅎㅎ


잠깐 우르륵 끓였을 뿐인데 순대는 벌써 통통하게 다 익었네요.
이 당면 순대랑 고기순대가 있으면 같이 섞으면 좋은데 친구네집에 그 고기 순대도 있나 모르겠네요.
담에 물어봐야징...^^


다대기 듬뿍 풀고 밥 말아서 푸짐한 건더기와 같이 냠냠~
아 진짜 국물도 끝내주고 너무 맛있습니다.
어지간한 순대국집은 저한테 명함도 못내밀거에요... 진짜 장담합니다^^


오늘 같이 비 내리고 추운 겨울날 김 펄펄 나고 건더기 푸짐한 순대국 한그릇 드셔보세요.
오늘 점심때 순대국 드시러 가시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ㅎㅎㅎ


제가 류마티스 라고 아파서 움직이기도 귀찮다 하면서
근데 순대는 먹고싶다고 징징 거렸더니 친구가 택배로 보내줘서 넘 맛있게 먹었네요^^
보답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제친구네 순대 자랑 좀 할께요.


3대째 지켜온 전통의 맛 최장옥 순대~
최장옥 이라는 이름은 제친구 어머님의 성함이십니다^^
할머니때부터 순대공장을 해오고 계신데 지금은 부모님과 친구 남동생이 운영을 하고 있어요.
이 친구는 제가 전에 소개를 한, 낙성대의 도쿄도쿄 라는 작은 롤과 초밥집을 하고 있구요.
신림동과 봉천동 일대에 납품 들어가는 순대집들이 많아서
그쪽 지역은 친구가 저녁때 배달을 해주고 있어서 부탁을 하면 이렇게 구해준답니다.
보통 시장이나 분식집 순대보다 색이 좀 더 흐린데 고소하고 정말 맛있어요.
요거 그냥 슥슥 잘라서 프라이팬에 기름 살짝 두르고 구워 먹어도 고소하고 맛나요.
2kg 짜리 한팩이라서 양이 꽤 많아요.
순대는 냉장보관하고 두주안에는 다 먹어야지 냉동했다가 데우면 껍질이 홀랑 벗겨집니다.
근데 뭐 저는 쪄서 먹는 거 아니고 순대국 용으로는 그냥 냉동보관 했다가 두툼하게 썰어 넣어요.
그래도 먹는데는 암시랑토 안혀요 ㅋㅋㅋ


돼지 내장 한벌 (국내산)
간, 허파, 염통, 오소리 감투 등등등 한마디로 돼지 한마리의 내장이 그대로 다 들어있는 팩 입니다.
미리 생강과 양파 등을 넣고 초벌조리를 해서 진공팩으로 포장한거구요.
안에 들어있는 액체는 피가 아닌, 초벌로 삶는 과정의 육즙 입니다.


혹시 보시는 분들 혐오스러우실까봐 사진을 작게 올렸어요^^;;;;;
포장을 뜯어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양이 아주 어마어마 해요.
열어보면 간이 제일 크고 그 다음이 허파가 크네요.
내장류는 냉동이 가능하니까 소분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종류대로 골고루 위생봉투에 담아서 냉동시킵니다.
사실 순대야 시장이나 보통 떡볶이집에 가서도 좀 사오면 되는데
이런 내장류는 좀처럼 구입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러니 한팩 구입해서 냉동했다가 순대만 조금 더 넣어서 순대국을 끓여 먹는답니다.
제가 직접 이렇게 순대국을 끓이기 시작한 이후로는 순대국집은 진짜 돈 아까워서 못가겠어요.


만약 이 글 보시고 필요하신 분 계시면 쪽지나 비밀글 주시면 가격이랑 구입처 알려드릴께요.
인터넷 최저가 보다도 쌉니다요 ㅎㅎㅎ
낙성대가 가까우시면 미리 주문하시고 직접 가지러 가셔도 되고 택배도 됩니다.
지금은 겨울인지라 일반 박스에 저 압축된 팩을 넣어서 보내구요.
날이 좀 풀리면 아이스박스에 얼음팩 넣어서 보낸답니다.
제가 추천하기로는 순대 두팩에 내장 한팩을 사야 어느정도 분량이 맞게 드실 수 있으실텐데
순대는 냉동하면 맛이 떨어지니까 한팩씩 사셔서 내장은 냉동하셨다가 순대 사와서 드시면 되시겠네요.


다음번엔 순대볶음이랑 순대 전골을 한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도전해서 성공하면 보여드릴께요^^
친구야 느무 잘 먹었다.
오늘 저녁도 울신랑이 순대국 먹겠단다야 ㅎㅎㅎ
조만간 가게에서 모임 함 하자.
기둘리 연락할께~




자, 저는 이제 신랑 아침 준비하러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마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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