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오후 되고 계신가요?
주말에 내내 밖에서 볼일을 봤더니 말씀드린대로 업뎃거리가 줄줄줄 입니다...^^;
블로그 이웃이신 휘님의 요리책 리뷰를 올리고 한숨 돌리고 이젠 맛집 리뷰 입니다 ㅎㅎㅎ
지난 금요일에 고등학교때의 친구 하나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어요.
교포랑 결혼을 하게 되서 아예 미국으로 떠난거죠.
고등학교때부터 베스트다 할 정도로 친한 건 아니었지만 왠지 정이 가고 마음이 통하던 친구여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일년에 한두번은 얼굴도 보고 연락도 하던 친구였는데
막상 미국으로 아주 떠난다고 하니 마음이 좀 그렇더라구요.
마침 평택 사는 친구 김양이 볼일을 보러 서울 올라올 일이 있다고 하길래
각자 다들 볼일을 마치고 이태원에서 만났습니다.
친구 하나는 최근에 수술을 해서 회복중이라서 술을 못마시고
저 역시 요즘엔 술 마시는 일이 없던차라 먹고 싶지도 않고
또 다른 친구는 얼굴만 보러 들리는 거라서 한시간 남짓밖에 있을 수 없다고 하고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 좀 하다가 만장일치로 결정을 한 곳이 바로 이태원의 맨하튼(맨하탄?) 이었어요.
이태원 소방서 옆 골목에 오른쪽에 바로 2층에 보이는 맨하탄은 정말 오래된 가게 랍니다.
시간은 얼마 없는데 밥도 먹어야 하고 수다도 떨어야 하고
흡연자가 있으니 흡연도 가능해야 하고 ㅎㅎㅎ
그래서 간 곳이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소개해드릴께요.
이태원 소방서 바로 옆 길 오른쪽 건물 2층에 있는 레스토랑 맨하탄
레스토랑이라기 보다는 펍 이라고나 할까요?
생맥주도 팔고 식사류도 있고 안주 할만한 음식들도 많아요.
게다가 매주 월요일 낮을 제외하고는 24시간 영업 입니다...^^
가운데는 쇼파가 있는 테이블이고 창가쪽으로는 이런 테이블 이에요.
이 창밖으로 보면 소방서 옆의 이슬람 성원 올라가는 길인데
바로 옆에 트랜스젠더 바가 있어서 종종 이쁜 언니 내지는 오빠(?)가 나와있는 걸 볼수 있지요.
가끔은 정말 내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쁜 언니들도 많아요...^^;
이태원 길이 전반적으로 그렇기는 하지만 특히나 이 길은
외국인 전용바나 술집들이 밀집한 곳이라서 한국사람보다도 외국인이 더 많아요.
이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제가 전에 소개를 한 적이 있는
수입식재료상인 포린마켓이 있어요.
맨하튼 내부의 저 안쪽으로는 포켓볼을 칠수 있는 당구대도 있습니다.
당구를 좋아하는 저희 신랑의 말로는 청소 상태가 다이의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랍니다만
뭐 이름만 적어놓고 기다리면 공짜로 칠수 있으니까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주말에 손님이 많으면 저쪽에 있는 보드판에 이름을 올려두면
이전 게임을 하다가 이긴 승자와 새로 이름을 써둔 사람이 함께 게임을 한다나 어쨌다나...
외국인들이 워낙 많이 오는 가게이니 영어 실력을 테스트 해 볼 기회이기도 하지요... ㅎㅎㅎ
먼저 아이스 녹차 가격 5,000원
녹차 티백 두개를 넣고 우린 녹차에 얼음을 채워주네요.
아이스커피도 마셨는데 사진이 없어졌슴... ㅡㅡ;;;;
각종 커피와 음료도 있고 생맥주와 병맥주, 그리고 와인도 있어요.
피클이랑 김치
피클은 수제피클이라서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내구요.
갓 구운 마늘바게트
주문을 하면 금방 그 자리에서 구워주기 때문에 바삭하고 향긋해요.
요거 정말 맛있더라는...^^
김치볶음밥 가격 7,000원
볶음밥이 김치랑 새우, 그리고 해물볶음밥이랑 불고기덮밥이 있는데
이중 김치랑 새우볶음밥은 7,000원이고
해물볶음밥이랑 불고기덮밥은 8,000원 이에요.
미역국이 따라 나오고 샐러드 약간이랑 김치볶음밥, 계란프라이가 나오네요.
밥이 진짜 고슬고슬하게 볶아졌고 꽤 매콤해요.
다만 미역국이 좀 짰슴^^;
크림치즈소스 프리마베라 스파게티 가격 10,000원
크림소스에 스파게티 면과 닭가슴살 구운게 올려져 있어요.
소스에도 닭고기가 꽤 들었구요.
불향 나게 구운 닭가슴살 굿~
소스는 크림소스로는 살짝 좀 약해요.
크림소스라기 보다는 약간 크림스프 같은 맛이 좀 나요.
그래도 전문점에 비하면 가격도 싸고 양도 나쁘지 않았어요.
피자돈까스 가격 8,000원
피자치즈가 올라간 돈까스에 김치볶음밥 한덩이 그리고 샐러드 약간...
봉천동 이여사께서 메뉴판에서 보자마자 꼭 이거 먹겠다며 시키신 ㅎㅎㅎ
돈까스는 튀김 상태도 좋고 두께도 꽤 두툼하고 소스도 맛있어요.
치즈가 죽 늘어나는 것도 마음에 들고...
게다가 가격대도 착하네요^^
새우볶음밥 가격 7,000원
칵테일 새우가 꽤 많이 들은, 고슬한 새우볶음밥 입니다.
역시 미역국이랑 샐러드가 같이 나오구요.
밥알이 고실고실...
너무 된 밥을 싫어하는 분들께는 다소 지나치게 고슬거린다 싶기도 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볶음밥은 확실히 알알히 떨어지는 걸 좋아하는지라...^^;
퀘사디아 가격 13,500원
가운데에 치즈가 들어간 따끈한 퀘사디아랑
잘 익은 아보카도로 만든 구아카몰이랑 토마토 조각을 얹은 양상추 샐러드
그리고 살사소스와 샤워크림이 같이 나와요.
콩도 들어있고 씹히는 맛이 좋은 살사소스
요거 집에서 만들면 아주 맛있는데 토마토가 가격이 좀 싸지면 언제 또 만들어야겠어요.
이 살사소스는 꼭 구아카몰이랑 같이 내야 좋은데 요즘 아보카도 너무 비싸요... ㅜ.ㅜ
말랑하고 따끈한 퀘사디아에 살사소스랑 구아카몰, 양상추 올리고
샤워크림 살짝 얹어서 반 접어서 냠냠....
요거 참 맛있습니다...^^
메뉴는 저희는 이날 볶음밥을 먹었는데
이 외에도 아주 다양한 요리들이 많아요.
멕시칸 요리들도 꽤 있고 베이직한 골뱅이라던가 한치 같은 술안주 류도 있고...
주점이라고 할만도 하고 레스토랑 같기도 하고....
딱 예전의 이태원 스타일이라는...^^;;;;;
최근에 파스타와 리조또가 새 메뉴로 들어왔어요.
다음엔 리조또를 한번 먹어볼까...
이태원 맨하탄
사실 제가 나이가 이제 38살인데
제가 20대 초반에 이태원에 처음 갔었을때도 이 맨하탄이 있었어요.
정확히는 이십대 초반에는 기억이 안나고 후반 무렵에는
여기서 만나서 나이트 클럽 가거나 혹은
나이트 클럽 갔다가 맨하탄에서 차를 마시거나 혹은 술을 더 마시거나 하는 걸로
마무리를 했던 기억이 나요.
물론 그때는 지금 같은 인테리어가 아니라
홀 한가운데에 아주 엄청나게 큰 수족관(내지는 어항)이 있는
완전 다방 스타일인 술집 정도의 인테리어였지요 ^^
한참 젊었을때 여기서 클론의 강원래와 싸운 기억도 나구요 ㅎㅎㅎ
합석하자는 걸 거절했다가 대판 말싸움이 붙었는데 그래서 강원래 무지하게 싫어했다는...
그때 강원래는 클론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때였으니 세상 무서운 거 없었겠죠.
너무 매너없이 굴어서 대판 싸워줬는데 그 후로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될걸 보니
불쌍하기도 하고 사람 사는 게 참 무섭기도 하고 그랬어요.
지금은 이태원에 전문적으로 외국 음식을 하는 고급 레스토랑들이 많이 생겨서
럭셔리 풍을 찾는 분들은 그런 곳을 많이들 가시겠지만
저로서는 잊을 수 없는 곳이고 또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는 게 반가운 그런 곳이랍니다.
다만 영업을 한지가 오래된 가게이다보니 쇼파라던가 하는 기물들이 좀 낡았어요.
저는 오히려 그래서 편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요.
나초와 모짜렐라 스틱 가격 10,000원
요건 엊그제 신랑이랑 신랑 친구랑 술한잔 하러 갔다가 안주로 먹은 거...
신당동의 나주곱창 갔다가 2차로 간거라서 안주를 간단한걸 시킨거에요.
가격대비 모짜렐라 스틱을 꽤 많이 주는데
통으로 된 모짜렐라를 튀긴건 아닌건지 치즈가 주욱 늘어나는 맛이 없어서 살짝 아쉽...
그래도 가격대비 양이 많아서 좋았어요.
이집의 살사소스 참 맛있다는...
세련되고 근사한 맛집들이 많은 이태원이지만
잘 보시면 이런 추억의 맛집들도 많이 있습니다.
메뉴가 추가가 되는 걸로 봐서는 좀 더 전문성을 가진 요리들을 업데이트 할 모양이던데
조금만 더 맛에 신경을 쓴다면 더욱 훌륭한 장소가 될거 같아요.
그런데 사실 맨하탄은 이태원치고는 저렴한 가격과 편안함이 장점이기 때문에
전문 레스토랑의 맛을 기대하기엔 살짝 무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구요.
맛에 대해 아주 큰 기대를 하시지 않는다면 가격대비 아주 좋은 곳이에요.
한국과 이국적인 모든 것이 만나는 이태원...
그리고 그 이태원의 정말 오래된 터줏대감인, 이태원스러운 레스토랑 맨하탄 이랍니다^^
상호 이태원 맨하탄
위치 는 이태원 역 3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 소방서 바로 옆 골목
오른쪽 건물 2층 입니다.
전화번호 02-797-9988
영업시간은 월요일 오전만 휴무 이고
월요일 오후부터 다음 월요일 새벽까지 24시간 영업을 한답니다.
이태원의 좀 큰 레스토랑들은 다들 부가세를 따로 받는데
맨하탄의 메뉴가격은 부가세 포함 입니다.
이날 여기서 밥 먹고 차마시고 수다 떨고
아이가 있는 친구는 징징 짜면서 아쉬움에 질질 끌리듯 가버리고
나머지는 2차로 자리를 옮겨서 또 긴긴 수다를 떨어줬지요.
이날 함께 했던 친구 이양은 지금쯤은 미국에 가서 짐을 풀고 있을거에요.
남편을 만나서 회포를 잘 풀었으려나요 ㅎㅎㅎ
이양, 고생스러워도 조금만 참고 노력해서 자리를 잘 잡기를 바랄께.
남편이 알아서 얼마나 잘 챙겨주겠냐만은 그래도 네 노력이 더 필요할거야.
자리 잘 잡아서 나 초대해주기로 한거 잊지마~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해라~
오늘 저는 신랑이랑 이태원 크라제에서 저녁 먹을까 해요.
좋은 저녁 되세요~
마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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