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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korean

흑화고 표고버섯 감자 죽, 맛도 영양도 짱~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낮에 업뎃 하나 하고 죽 끓여서 친정 들고 가서 엄마랑 수다 한판 떨고
그리고 집에 와서 잠깐 집치우고 샤워하니 하루가 그냥 가네요.
그래도 오늘은 습도가 높지 않은지 나가보니 한결 더운게 참을만 하더라구요.
요 며칠은 더운 건 둘째치고 어찌나 습한지...
열대우림기후 속에 살고 있나~ 노랫말이 절로 절로 입안에서 맴돌았더랬죠.
오늘은 한결 살만합니다.

오늘 아침에 죽을 만들었어요.
친정엄마가 3일 기도원 가셔서 금식기도 하셨는데 오늘 오신다길래
어제 밤에 쌀 씻어서 불려놓고 표고버섯 불려놓고 다시마 3조각 찬물에 담궈서 진하게 우려놓고
그리고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만들었어요.
이 더운데 죽 쑤느라 고생했다 그러시는데 뭐 엄마가 가끔 기도원을 잘 가시고
그때마다 제가 죽을 잘 만들었던지라 저는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네요.
그리고 몸이 아파서 먹는 죽이 아니고 그냥 속을 너무 비웠었으니까 보호차원에서 만든거라서
그리 묽지 않고 걸쭉하니 맛있게 만들었거덩요.
죽 쑤는 거 모르는 분들 없겠지만 아주 초보 주부분들 위해서 한번 올려볼께요.
죽은 야채 있는 거 대충 넣고 어떤때는 북어를 잘게 다져서 넣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에는 흑화고 표고버섯을 넣어봤어요.
어찌나 표고향이 좋던지 끓이면서도 막 침이 넘어가더라니까요.
보여드릴께요.

흑화고 표고버섯 & 감자 죽 (약 4그릇 분량)
재료
쌀 1컵(종이컵 기준), 마른 표고버섯 4개, 감자 한개, 양파 반개, 참기름이나 들기름 약간

만들기


1. 쌀 한컵은 씻어서 물을 넉넉하게 부어서 충분히 불립니다.
저는 보통 죽을 만들어야겠다 싶으면 쌀 위로 물이 약 1센티 정도 올라오게 부어서
한시간 가량 불린 후에 체에 받혀서 남은 물 빼버린 후에 냉장고에 하룻밤 넣어둡니다.
버섯도 전날 물에 담그고 냉장고에 넣어서 불렸구요.
적어도 세시간가량은 미리 불려야 합니다.
말린 버섯은 흐르는 물에 살짝 헹구고 갓의 주름 부분만 손가락으로 살살 밀어가며 닦아서
물 넉넉하게 붓고 불려주면 되요.
시간이 없을때는 미지근한 물에 설탕 아주 약간 타서 불리면 더 잘불어난다네요.

이밖에 사진엔 없지만 다시마도 말린 걸로 손바닥만한 거 세장 넣고
물 2리터쯤 부어서 우러나게 뒀어요.


2. 양파 반개, 감자 한개, 불린 표고 세장은 잘게 다집니다.
아주 곱게 다질 필요는 없고 그냥 잘게 다져요.
표고버섯은 불려서 기둥은 떼고 갓 부분만 다져요.
기둥은 아무리 끓여도 질기기 쉬우니 불린 거 떼서 모아서 얼렸다가
나중에 된장찌개 끓일때 넣거나 아님 그것만 모아서 장조림 만들거나 ㅎㅎㅎ
버섯 불린 물도 버리지 말고 죽 끓을때 넣어줍니다.
아 참, 표고버섯 한개는 다지지 말구 그냥 두세요.
나중에 한번 끓여서 결대로 썰어서 고명으로 올릴 거에요.
뭐 귀찮으시면 통과하셔도 되구요...^^


3. 달군 팬에 들기름이나 참기름 좀 넉넉하게 두큰술 정도 두르고
쌀이랑 다진 재료들 넣고 볶아요.
죽 끓일때 쌀만 먼저 볶아서 물 넣고 끓이다가 야채 넣는 분도 있고
저처럼 아예 처음부터 같이 볶아서 야채가 흐물흐물 녹도록 끓이기도 하는데
저는 주로 다진 야채의 3분의 1 정도 남겨두고는
쌀이랑 같이 볶다가 나중에 남은 야채를 더 넣는 방법을 써요.


죽은 어떤 분이 드실거냐에 따라 끓이는 방법이 달라요.
환자용 죽이랑 기호식 죽이랑 끓이는 게 다르죠.
일단 보통 환자용 죽은 간을 전혀 안하거든요.
그리고 만약 중환자라면 미음처럼 묽은 죽을 쑤는데 재료도 의사한테 물어봐야 하구요.
드시면 안되는 게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미음처럼 묽은 죽을 만들때는 불린 쌀을 물 약간 넣고 믹서에 갈아서 만들면 더 편해요.
그냥 쌀 넣고 미음 되도록 흐드러질때까지 끓이려면 천년 걸려요 ^^


4. 쌀과 다진 재료를 넣고 타지 않게 잘 볶다가 쌀이 약간 반투명해지면
물을 넉넉하게 부어서 끓입니다.
재료의 양의 두세배 정도 잡으시면 될거에요.
고명용으로 남겨둔 표고버섯 한개도 기둥 떼어내고 넣으세요.
이때 다시마 우린 물이랑 표고버섯 불린 물을 넣으시면 되지요.
다시마를 세장 불렸는데 두장은 건져 버리고 한장은 죽 끓일때 넣었어요.
다시마 성분이 좀 더 우러나라구요.
세장 다 안넣은 이유는...
다시마에서 진액이 나와서 죽에 거품이 너무 생기고 그럴까봐요.
만약 다시마 불릴 시간이 없었으면 마른 다시마를 너구리 라면에 들은 크기 정도로 잘라서
대여섯개 가량 넣고 끓이셔서 나중에 건지셔도 되요.


5. 바글바글 끓어서 어느정도 수분이 날아가면 다시 물을 보충해주세요.
버섯은 이제 충분히 익었으니 건져내서
찬물에 얼른 한번 헹궈서 죽 뭍은 거 씻어내서는 대기시킵니다.
나중에 버섯 모양 살려서 얇게 썰어서 죽 그릇에 고명으로 올려요.
그리고 남겨둔 다진 재료들 있으면 이때에 넣어주시면 되요.
가령 저는 없어서 안썼지만 호박이라던가 블로콜리 같은 건
금방 익고 또 금방 녹아서 없어지니까 거의 나중에 넣으면 되죠.


6. 이렇게 물을 다시 두번 정도 채워가며 끓이는데
바닥이 눗지 않도록 중간중간에 저어가며 끓여줘야 합니다.
물 보충하고는 센불로 끓여서 방울방울 터지면서 죽이 끓으면 중불로 줄여서
중간에 바닥까지 잘 저어주길 몇차례...
그러다 물이 또 다 없어지면 다시 물보충하고 불 세게 올리고 끓이고
다시 중불로 몇번 저어가며 끓이고 그러시면 되요.


자, 이제 표고버섯 감자죽 완성 이에요.
요건 한김 식힌 후 랍니다.
물이 있다고 밥 뜸들이는 상태가 될때처럼 물기가 다 없어지게 계속 끓이시는 거 아니에요.
물이 자작하게 자박거리는 정도는 남겨두셔야
식으면서 물기를 마저 흡수를 해서 적당한 농도가 됩니다.


그릇에 얌전하게 담고
표고버섯 하나 따로 건져둔 건 버섯 모양대로 얇게 썰어서 죽그릇에 올려요.
요기에 참기름 약간 두르고 볶은통깨를 올려도 훨씬 고소해요.
전 엄마가 금식한 후에 드실거라서 너무 맛있게 만들면 많이 드시면 큰일나요 ㅎㅎㅎ
그래서 기본으로 버섯만 올렸네요.
시중에 파는 김 다진 거 올리면 짱 맛있는뎅... 쩝...


어때요?
버섯이 너무너무 향이 좋아서 진짜 죽맛이 끝내줘요.


참기름이랑 통깨만 더하면 정말정말 맛있겠죠?
부드럽고 담백하고 게다가 건강한 음식이고...
이거야 말로 진정한 슬로우 푸드 라는거죠^^


간 전혀 안했는데도 재료 자체에서 나온 간 때문에 괜찮아요.
좋은 소금이나 조선간장으로 살짝 간을 하셔도 되는데
금방 먹을 양만큼만 하셨다면 재료를 볶을때 소금을 약간 넣고 볶기도 하지만
그러면 죽이 금방 삭아요.
그러니 하루이틀이라도 두고 드실 용도라면 간을 하지 마시고
드실때 약간의 간장이나 소금을 타서 드시는 게 좋답니다.


곁들이는 반찬 또한 드실 분의 상황에 따라 달라요.
저희엄마처럼 금식 후에 드시는 죽에 곁들일 반찬은
간이 많이 되지 않은 걸로 준비를 해야 해요.
오이지를 얇게 썰어서 차가운 생수 붓고 쪽파 송송 썰어서 올린거면 충분하구요.
기호식으로 드시는거라면 연한 돼지고기 안심등의 장조림 강추~
오이지무침이나 젓갈류도 좋구요.
기본적으로 죽이라는 건 뭔가 속이 좀 불편하거나 몸이 안좋을때 드시게 되는 음식이니
반찬도 기름기 없이 담백한 걸로 양도 적게 내시는 게 좋답니다.


이 사진 찍고 끓인 죽 몽땅 싸들고 친정 가서 엄마한테 차려드렸어요.
아주 맛있게 드시더라구요.
금식하면서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그때 그때 다른데
처음 금식하실때는 커피가 그렇게 먹고 싶어서
커피 자판기 앞에 가서 킁킁거리고 냄새만 맡았다 하시더만은
이번엔 짜장면이 드시고 싶대요^^
한 이틀 정도 지난후에 집에 가서 짜장면 사드려야겠어요.


더운 여름에 죽 끓이는 거 사실 귀찮고 덥죠....
근데 어지간한 위장병은 간을 안한 죽으로 한달만 먹으면 위암 빼고는 다 고친다 할정도로
죽이 우리 몸에도 좋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잖아요...^^
주위에 아픈 분이 계시면 직접 끓인 죽 한번 가져다드려보세요.
아이들과 함께 별식으로 드셔도 좋답니다.


오늘 사용한 표고버섯은 마이산 햇살드림 농장흑화고 표고버섯 입니다.
진짜 제가 평생 봐온 표고 중 제일 질이 좋아요.
(백화고가 제일 좋은거라는데 그건 본적이 없으니 뭐 ㅎㅎㅎ)
향도 끝내주고 버섯의 갓도 확 피지 않은게 정말 질이 좋아요.
그동안 표고버섯이 거기서 거기지 싶어서 중부시장에서 북한산 사다가 썼는데
지난번에 제가 요 버섯 받고 리뷰 쓴거 보시면 아시겠지만
막상 직접 두개를 나란히 놓고 보니 이거 애들 장난도 아니고 허접해서 원...


지난번 리뷰 올릴때 썼던 사진인데 위쪽이 마이산 햇살드림농장의 흑화고
아래쪽이 제가 중부시장에서 산 북한산 표고버섯 입니다.
차이 보이세요?
아래쪽 북한산은 차마 표고버섯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네요...^^

가격 차이가 북한산의 경우 저렇게 통으로 말린 게 1키로에 만팔천원인가 하구요.
흑화고는 500g(선물용 포장 상태로)에 삼만 팔천원 이에요.
물론 가격차이가 두배죠.
그렇게 질 차이가 어디 두배만 나나요?
국물 낼때도 흑화고는 한두개만 넣으면 향이 온집안에 퍼지는데
북한산은 대여섯개는 넣어야 해요.
저는 그냥 돈 좀 더 주고 국내산 흑화고 먹을랍니다...^^
남편도 맛 보고 나더니 그냥 두번 먹을거 한번으로 줄이더라도 이거 먹자 이러더라구요.

http://blog.naver.com/sthe2002/140068073933
이게 제가 지난번에 흑화고 받고 쓴 리뷰 에요.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도록 근사하게 포장이 되서 오는데요.
집에서 드실거는 사실 저런 거한 포장 필요없잖아요.
저희 신랑이 이런 패키지 일을 해서 아는데 저런 포장이 원가가 엄청 많이 드는 건 아닌데
마이산 햇살드림농장 사장님께 전화해서 포장 필요없다 하시면
가격도 착하게 주실거랍니다.
마이산 표고버섯 햇살드림농장
http://new.hi-farm.com/store/b00080//main.asp
블로그
blog.daum.net/maisan2


표고는 일단 백화고가 제일 좋은 상품이고
그 다음 흑화고, 동고, 향고, 향신 순으로 질이 점점 낮아지는데
이 농장에서는 향고까지만 취급한대요.
근데 저는 그냥 앞으로도 쭉 흑화고를 여기서 대놓고 먹을까 해요.
이 버섯이야기는 광고가 아닌, 진짜 마야의 강추 입니다...^^


맛있는 버섯으로 맛있는 죽 끓여봤습니다.
여러분도 맛있게 드시고 행복하세요~
좋은 저녁 되세요^^






마야의 놀이터
www.happy-maya.com
blog.naver.com/sthe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