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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2010년의 마지막 날 12월31일, 눈내린 우도 풍경




설 연휴 즐겁게 보내고 계신가요?
전 어제 저녁에 10시경에 집에 도착 했어요.
저희 부부는 둘다 운전을 못해서 차가 없는 관계로 고속버스를 타는데
이런 명절때는 고속버스는 전용차선으로 달리기 때문에 차도 안막히고 좋더라구요.
차가 있어서 명절때 고향갈때 좋은 자가용에 선물을 가득 가지고 가면
물론 부모님도 내 자식이 서울에서 성공해서 잘 사는가보다 하고 좋으실거고
짐도 넉넉하게 가져갈 수 있는 등 좋은 점이 많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럴때는 고생도 덜하고 편한 점이 훨씬 더 많아요.
이번 명절이 고속도로가 주차장이다 싶을 정도로 차가 많이 막힌다는데
서울과 정읍이 평소 주말 기준으로 고속버스 타고 3시간 반 걸리는데
이번 명절에는 갈때는 3시간 10분, 올때는 4시간 반 걸렸으니 이만하면 아주 빠르게 잘 다녀왔죠.
물론 어린 아기가 있는 가족이라면 장시간 고속버스에 있으면 아기가 울수도 있고
그러면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도 줄 수 있으니 자가용을 타고 가시더라도
저희 부부처럼 아이가 없다면 이런 명절때 고속버스를 이용해서 고향에 가보세요.
고생 안하고 훨씬 빠르게 안전하게 가실 수 있답니다.
그나저나 전용차선은 9인승 이상의 승합차에 6명 이상이 탔을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종종 6인승 정도의 차들이 끼어들어 달리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더라구요.
긴급한 환자가 있다면 모를까 차가 막혀서 고생스럽기는 피차 일반인데
자기 편하자고 승용차 이용해서 가면서 법까지 안지키면 안되죠.
이런 얌체같은 사람들이 새해엔 좀 없어지길... ㅡㅡ;
자, 컴백홈 기념으로 오늘은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31일의 눈쌓인 우도 풍경 보여드릴께요.
지난 연말 제주도 일대에 눈이 참 많이 왔는데
워낙 평소에 날이 포근해서 눈이 잘 안오는 곳인지라 아주 난리가 아니었다고 해요.
대형마트의 스노우 체인 같은 월동장비가 동이 날 정도였다네요.
전세계에 이상 기온으로 난리라는데 제주도도 이젠 더이상 눈에 안전한 지역이 아닌가봐요.
암튼 그 눈이 많이 내릴때 저는 우도에 있었습니다.
근데 우도에 들어갈때 9인승 봉고차 한대랑 자가용 한대를 가지고 갔는데 자가용이 가스 넣는 렌터카였거든요.
문제는 우도엔 가스 주유소가 없어요... ㅡㅡ;
가스가 달랑달랑 하는데 언제 배가 뜰지 모르니 승용차는 움직일수 없고
봉고차는 스노우 체인 등이 없어서 꼬불꼬불한 현무암 골목길을 지나다닐 수가 없더라구요.
아주 그냥 죽죽 미끄러지는지라... ㅡㅡ;
그래서 할 수 없이 숙소에 콕 박혀서는 그 근처만 왔다리 갔다리 했네요.
제주도 우도엔 가스주유소가 없으니 가스차를 가지고 여행 가시는 분들은 꼭 참고하세요.


2010년12월30일 우도의 아침 서빈백사 옆 바다
우도에서의 첫 숙소였던 올레펜션은 다 좋았는데
심한 폭설과 바람때문인지 그 일대 동네가 다 단수 단전~
단수야 그렇다치더라도(사실 단수가 되면 화장실 문제가 제일 크니 그것도 문제는 문제 ㅡㅡ;)
단전은 올레펜션을 비롯한 이 일대의 펜션들은 대부분 다 난방시설이
방바닥에 전기 온돌패널이라고 하던가요?
그게 난방의 전부 이거든요.
당장 전기가 끊기니 방이 냉골이 되어버린지라 할 수 없이 숙소를 옮겼어요.
새로 옮긴 숙소는 아담하고 작은 펜션인데 펜션이라기 보다는 게스트 하우스 라고 하던가
일인당 얼마 요금을 내는 식이라는 거 같았어요.
암튼 새로 옮긴 로뎀펜션에서 4일을 보냈더니 나중에 돌아오고 나서
어떤 블로거분 말씀이 방문 열고 나가면 펜션 복도가 나올 거 같다며 ㅎㅎㅎ


숙소에서 바다 건너 서귀포가 보여요.
저렇게 가깝게 보이는 제주도가 날씨에 따라 안개 속으로 숨었다 나타났다 하더라구요.


눈쌓인 우도의 바다
산호사 혹은 서빈백사 또 혹은 홍조단괴해빈 이라는 해변의 끝쪽 입니다.
홍조단괴해빈(紅藻團槐海濱)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2215-5 등 7필지의 지선에 인접하고 있는 해수욕장으로
공유수면에 면적 956,256㎡ ,길이 약 300m, 너비 약 15m의 크기로 분포되어 있다... 고 합니다.
2004년 4월 9일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 되었다고 하지요.
여기 이 바닷가의 모래는 일반 모래가 아니라 홍조단괴 입니다.
홍조단괴란 해변 식물인 홍조에 의해서 형성된 단괴를 말한다고 합니다.
단괴는 특정 성분이 밀집해서 생긴 단단한 덩어리를 말하는데
홍조식물이 핵을 중심으로 자라면서 조류나 파도로 인해 구르고 뒤집히기를 반복해서 생기는
동그랗고 작은 돌덩이, 즉 단괴를 홍조단괴 라고 한다는거죠.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게 눈부시게 하얀 모래밭을 자랑하는 곳이죠.
외국에서도 플로리다나 바하마 등 일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어서
학술적 가치도 높은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 곳의 모래를 함부로 퍼가는 등의 행위는 불법 이에요.


눈쌓인 우도의 길
현무암 쌓인, 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길이
온통 흰눈으로 뒤덮였습니다.


다른 일행들이 숙소에서 쉬는 동안 몇명이 사진 찍으러 섬길 탐방에 나섰습니다.
얼마 다니지도 못하고 어그부츠가 다 젖어 발이 시렵고
또 바람이 너무 심해서 그냥 돌아오긴 했지만요...^^


눈 쌓인 우도의 밭들
원래는 밭인 거 같은데 눈이 쌓여서 그냥 한가로운 하얀 평원으로만 보입니다.
줄지어서 늘어선 현무암 담들 덕에 그나마 구분이나 할 수 있을 정도...


눈이 꽤 많이 내렸는데도 날씨가 포근한 남쪽 지방인지라
일단 눈이 그치기만 하면 빠르게 녹더라구요.
아침나절에 다른 분이 찍으신 사진에는 눈이 훨씬 더 많았는데
벌써 조금씩 녹고 있어요.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눈밭
하긴 길에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데 밭 위를 누가 뛰어다니겠어요?
조금만 젊었으면 저기에 뛰어들어서 천사 날개 모양을 만들어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근데 그런 짓을 하기엔 너무 늙고 추워서 엄두도 안나더라구요^^


산호사 버스 정류장 옆의 작은 언덕과 벤치에도 흰눈의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네요.


저기 버스정류장이 보이네요.
버스정류장 명은 산호사
본래는 하얀 모래가 산호 라고 해서 산호사 해수욕장이라고 불렀던 곳이라
옛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어요.
2004년에 이 지역의 모래가 산호가 아닌 홍조단괴 라는 게 밝혀지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이름도 달라지긴 했지만요.


해녀상이 바닷가에 서 있어요.
오른쪽에서 바람에 불어왔는지 오른쪽(해녀 입장에서는 왼쪽)만 눈외투를 걸쳤네요.


조용하고 고요한 겨울 우도의 서빈백사 해수욕장...
라고 말하고 싶지만 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불어대던지 한걸음 한걸음을 떼기가 힘들고
진짜 육중한 제 몸이 넘어질듯, 바다로 가까이 오지 말라는 경고라도 하듯이 불어대던 바람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얼마나 바람이 세게 불었으면 콘크리트 받침을 가진 벤치가 맥없이 넘어졌어요.
이거 찍겠다고 언덕에 올라갔는데 바람에 떠밀려서 그냥 내려왔다니까요.
정말 바다가 위험 경고를 하는 거 같아서 무서워서 더는 못가겠더라구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색을 보여주는 바다...
날이 청명할때는 정말 이국에 온듯한 아름다운 바다색으로 유명한 곳이랍니다.
에멀란드 빛이 아닌 연하늘색? 비취색?


먹구름 가득한 하늘 아래에서도 고운 빛을 보여주는 우도 서빈백사


바다 건너의 제주도가 손에 잡힐듯 보이고...
배로 15분 거리인 저 바다를 건널 수가 없다니...
물론 이때는 제주도로 갈 수 있다고 해도 제주도에서 서울 가는 교통편이 모두 끊긴 상태였지만요.
오히려 우도에 있으니 맘 편하게 숙소에나 있었지
제주도에 있었다면 공항에서 하염없이 불편한 자세로 찌그리고 기다리고 있어야 했을지도 모르죠.
공항이 완전 피난민 대합실 같았다고 하더라구요.


차갑고 세찬 바람에 철쩍이는 파도....
원래 서빈백사는 파도가 잔잔하기로 유명한 곳인데
여기서 이렇게 파도가 칠 정도라면 더 깊은 바다는 파도가 얼마나 높을지...
이때 일기예보 상으로는 제주도 일대의 바다의 파고가 6미터가 넘는다고 했어요.
6미터... 그야말로 집채만한 높이를 넘어 빌딩만한 파도로군요.


원래의 홍조단괴와 검은 현무암의 조화도 아름다운 곳이지만
하얀 눈과 검은 현무암의 조화도 너무나 기가 막히게 아름답습니다.
너무 춥고 바람에 불어서 그 아름다움을 감상할 시간도 정신적 여력도 없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바람은 안불고 눈만 내려줬으면 참 좋았을텐데...


겨우겨우 바람에 등 떠밀려 숙소로 돌아옵니다.
저만치 먼저 걸어가시는 티스토리의 R님은 날씬한 몸이 정말 바람에 날아갈 거 같아요 ㅎㅎㅎ


숙소 창에 매달려 바다 구경...
저 하얗게 일어나는 안개 같은 거 보이세요?


마치 한겨울 뜨거운 노천 온천에서 뿜어나오는 수증기 같이 보이네요.


수평선을 가리는 저 안개가 보이고 나면
여지없이 자잘한 우박이 섞인 눈보라가 칩니다.
저게 그냥 수증기가 아니라 눈보라인거 같았어요.


이때는 참 춥고 고생스럽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또 그립군요.
2010년의 마지막과 2011년의 첫날을 보낸 우도...
그립네요...^^


다음번엔 2011년 새해 첫날 맑은 우도의 풍경 보여드릴께요.
날씨가 좋아져서 바람도 좀 잦아들고 맑고 쾌청한 전형적인 겨울 우도 풍경을 보실 수 있으실 거에요.
이번처럼 눈이 내리는 건 우도에선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하더라구요.
다음 포스팅의 맑은 날의 우도 풍경도 기다려주세요.


이제 내일 하루 더 쉬고 나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새해 벽두의 큰 일정 하나를 치뤄냈으니 건강하고 열심히 일상을 살아야죠.
남은 하루 푹 쉬고 즐겁게 보내시고
남편분들은 명절때 고생한 아내에게 맛있는 외식이라도 시켜주시면 어떨까요?^^
혹은 아내의 형제들과 찜질방을 가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을 주시는 것도 것도 좋겠네요.
오늘 자고 일어나서 뭐 먹을 거 없어? 이딴 소리 하시지 마시고!!!
아내는 밥 차리는 식모가 아닙니다!!!!
맛있는 거 사줄께 나가자 라고 해보세요 ㅎㅎㅎ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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