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추운 저녁 입니다.
오늘 볼일이 있었는데 몸이 안좋아서 그냥 내처 자느라 못나갔어요.
어제 저녁 먹고 졸릴때 그냥 잤어야 했는데 뭉기적거리다가 영화를 보기 시작하는 바람에...^^;
저녁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야 하는데
오랜 습관이 좀처럼 잘 바뀌지를 않네요.
어제 저녁에는 며칠만에 고기 먹으러 갔었어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저희 부부야 워낙 육식형 인간이라서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꼭 고기를 먹어줬는데
제가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고는 좀 의식적으로 고기보다는 해물 위주로 식생활을 하려 하고 있거든요.
근데 뭐 몹시 불편하고 신경질 날 정도의 통증이 있기는 하지만 생활을 못할 정도도 아니고
스트레스 받는 게 제일 안좋다는데 고기 못먹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먹고 걷자~
대신 평소에 집에서 먹는 반찬 등은 야채를 좀 더 많이 하고 한달에 한두번은 먹고 싶은 거 먹자 이렇게 결정했어요.
아닌게 아니라 저 때문에 덩달아 고기를 못먹었던 울신랑, 요즘 피곤하고 힘이 없으시답니다 ㅎㅎㅎ
마침 며칠전에 이웃블로거분이 쓰신 이태원의 고깃집 하나 찜해놓은 게 있는데
저희집에서 슬렁거리고 걸어서 오분도 안걸리는 거리인지라 어제 거기로 다녀왔네요.
음식이라는 건 입맛에 따라 느끼는 게 정말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블로거분들 후기를 볼때 저도 감안을 하는 편인데요.
이집은 정말 제 마음에 쏙 들어서 이태원에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국내산 생돼지고기를 참숯에 구워먹는, 마치 스테이크처럼 두툼한 돼기고기를 만날 수 있는 이태원 고깃집 황소고집
소고기를 참숯에 구워주는 집은 많지만 돼지고기를 참숯에 구워주는 집은 그리 많지 않잖아요.
오늘 소개를 해드릴 집은 국내산 한돈 돼지고기를 참숯에 구워먹는, 그야말로 애육인의 사랑을 듬뿍 받을 그런 집 입니다.
이태원 맛집 고집있게 최고의 돼지고기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황소고집 보여드릴께요.
이태원 소방소 옆 큰길로 조금만 올라가서 보광 초등학교와 이슬람 성원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있는,
24시간 영업에 연중무휴인 고집있는 국산 돼지 생고기 전문점 황소고집
게다가 가스불도 아닌 활성탄도 아닌 무려 참숯구이 전문 이에요.
이태원 본길에서는 걸어서 5분 정도 밖에 안걸리는 곳 입니다.
입구에 커다랗게 현수막이 붙어있어서 메뉴를 안내하고 있어요.
식사류도 있는 모양이네요.
나중에 나올때 사장님께 여쭤보니 상호가 황소고집이다보니 소고기 파는 집인 줄 아시는 분들이 많아서
국내산 돼지 생고기 전문점 이라는 걸 알리느라고 현수막을 만들어 붙이셨다고...^^
황소고집 이지만 소고기 전문점 아닙니다 돼지고기 그것도 국내산 한돈 돼지고기 전문점 이에요.
실내는 요렇게...
제일 안쪽으로는 방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실 수 있는 자리가 있고
홀 부분은 화로를 장착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졌네요.
의자가 등받이 있는 것도 있고 뚜껑을 열면 밑에 가방이나 외투를 넣을 수 있는 것도 있어서 좋네요.
저 미니 드럼통 같이 생긴, 뚜껑을 열면 밑의 공간이 있는 의자가 좋긴 한데 등받이가 없어서 오래 앉기엔 좀 불편한데
등받이 있는 의자도 있어서 넘 좋아요^^
등받이 있는 의자는 여자분들에게 양보해주세요 하하하하
제일 안쪽으로는 방처럼 신발을 벗고 들어가실 수 있는 자리가 있어요.
저쪽 자리는 회식이나 단체 손님이 가셨을때 좋을 거 같네요.
주방 쪽으로 물수건을 만드는 기계랑 접시가 쌓여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반찬들을 처음엔 다 가져다주시는데
바쁘지 않은 시간엔 달라고 하시면 얼마든지 더 드리지만
눈치 안보고 원하시는대로 셀프로 가져다 드셔도 된답니다.
사실 겨울철에는 상추 등 야채 더달라고 몇번이나 말하기 참 민망한데 이런 셀프 반찬 시스템 좋네요.
슬쩍 보니 양배추와 김치, 상추, 고추 이런 반찬들이 있네요.
메뉴판
말씀드렸다시피 상호는 황소고집 이지만 취급하는 메뉴는 국내산 한돈 생돼지고기 입니다.
통갈매기살, 생삼겹살, 생목살과 좀처럼 보기 힘든 가브리살이나 항정살도 있네요.
고기류는 500g 한접시와 250g 반접시 기준으로 판매를 합니다.
식사메뉴로는 김치찌개와 청국장, 국수류가 있구요.
전통 막걸리로 배다래 막걸리도 취급합니다.
어제 먹을때는 막걸리가 있는 걸 몰라서 그냥 신랑만 소주 마셨는데 나올때야 막걸리도 있다는 걸 알았다능...
다음엔 막걸리 마시겠다네요^^;
참숯 화로 장착~
시뻘겋게 불이 붙은, 색도 고운 참숯이 들은 화로가 테이블에 장착이 되구요.
여기에 펜션 등에 여행 갔을때 주로 쓰는 네모난 망 구이판이 올려집니다.
아우 도심에서 참숯에 돼지고기를 구워 먹다니 완전 좋아~
새콤하고 아삭한 어린 상추 무침
요거 정말 맛있어요.
새콤하고 산뜻하고... 전 상추에 싸먹는 것보다 이거랑 고기 먹는 게 더 좋았어요.
상추와 매운 고추
보통 고깃집 가면 고추는 두세개밖에 안주는데 넉넉하게 주길래 안매운줄 알고 와작 먹었다가 눈물 쏙^^;;;;
기본찬들이 조르륵 차려지구요.
아삭하고 매콤한 무생채...
양파 고추 장아찌
짜지 않고 슴슴하면서 아삭하니 맛있더라구요.
매운 청양고추 한입 먹고는 눈물 빼고나서 저 고추 장아찌는 안먹어봐서 얼마나 매운지 모르겠어요.
갓 담근듯 신선한 배추김치
이집 반찬엔 묵은지는 없던데 그건 달라고 하면 주나는 모르겠네요.
저는 워낙 겉절이나 생김치를 좋아해서 요거 맛있게 먹었어요.
통마늘
왠 마늘을 이리 많이 주나 했더니 고기 굽는 망에 올려서 같이 구워 먹으면 된답니다.
사장님이 마늘까지도 전부다 국내산만 쓴다고 자랑하시더라구요.
아닌게 아니라 구워보니 달큰하고 구수한 맛이 나는게 국내산 맞네요.
중국산 마늘은 맵고 아린 맛이 더 강하거든요.
일인당 하나씩 양배추채와 구운 소금
양배추채는 삼삼한 간장소스를 뿌려서 나오구요.
구운 소금
직접 매장에서 구운 소금을 만들어서 쓰신다고 하네요.
저도 이 굵은 소금을 집에서 구워서 쓰는지라 딱 보면 알지요.
훨씬 감칠맛 있고 고기가 더 맛있어져요.
망 위에 우거지 된장국이 올라가고...
요건 무한리필 입니다.
짜지 않고 구수한 맛이 넘 좋아요.
나중에 고기 먹고나서 요기에 밥 말아서 좀 끓여 먹어도 진짜 맛나죠.
이건 양을 많이 끓여야 맛이 제대로 나서 집에서는 아무리 맛을 낼라고 해도 이런 맛이 안나더라구요.
생삼겹살 반접시와 목살 반접시
생삼겹살 반접시 250g 가격 15,000원
생목살 반접시 250g 가격 15,000원
보통 일반적 돼지고기집에 비해 가격이 약간 더 비싼 거 아닌가 싶으실텐데
제가 먹어본 결과 고기의 질과 참숯 등을 생각하면 오히려 가격이 좀 싼 편이 아닌가 싶습니다.
150~180g 일인분에 만원 내외로 내고 가스불에 구워 먹는 거 생각하면
정말 이집 고기질과 가격 맘에 들어요.
두툼한 삼겹살은 두줄, 스테이크 같은 목살은 큼지막하고 두껍게 한점이 반접시 입니다.
목살은 삼겹살에 비해서 기름기가 적어서 상대적으로 중량이 많이 나가는듯...
삼겹살에는 껍질까지 붙어있어요.
완전 좋아~
다만 껍질은 구우면 좀 질겨질 수 있으니까 질긴 거 싫으시면 껍질 부분은 잘라내시고 드시면 됩니다.
불판에 삼겹살과 마늘 먼저 올리고 구워~
화력이 좋아서 잠깐 딴짓을 했더니 올려놓은 생삼겹살 사진을 찍을 시간도 없이 뒤집었네요.
오돌뼈도 보이고 두꺼워서 윤기 잘잘 나는 이 국산 삼겹살의 아름다운 비쥬얼 이라니...!
근데 정말 신기한 건 보통 펜션 가서 바베큐 할때 삼겹살을 구우면 기름이 떨어져서 불쇼 난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놀러갈때는 목살만 사가거든요.
분명 참숯에 이집 고기굽는 망도 보통 놀러갈때 쓰는 바로 그 망인거 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불쇼가 안나네요.
사장님에게 이집에선 불쇼가 안나네요 하고 물어봤는데 그냥 비결이 있죠 하고 빙그레 웃으실 뿐...
비결이 뭐지? 뭐지??????
아무래도 목살을 구울때보다 연기는 좀 나는데 불은 안붙네요.
그 비결이 나는 궁금하다고~
육집을 머금은 삼겹살을 한입 크기로 해체~
골고루 조금 더 익혀주구요.
훈훈하고 아름다운 통마늘의 비쥬얼
타지 않게 골고루 돌려가며 익히면 기름장에서 끓듯 익히는 슬라이스 마늘 따위는 명함도 못내밉니다.
노골하게 잘 익은 국산 통마늘이 어찌나 맛난지 처음에 왜 그렇게 마늘을 많이 주는지 알겠다니까요...^^
얼추 다 익어가네요.
어여 먹어야징~
일단 아주 베이직하게 구운 소금에 콕 찍어서 냠냠
맛있다 >.<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돼지고기집은 홍대 탐라돈 이거든요.
제주산 돼지고기를 두툼하게 썰어서 참숯에 구워 멜젓에 찍어먹는 집인데
멜젓만 빼면 고기 질이나 불향이나 탐라돈 부럽지 않습니다.
탐라돈을 좋아하는데 거리가 멀어서 일년에 한두번 갈까 말까 했는데
이태원에 이집이 생겨서 진짜 느무 좋아요 푸힛
어린 상추 무침이랑도 냠냠
아 요 상추무침 양념 참 맘에 들어요.
살짝 매콤하고 새콤하고 신선한게 막 식욕을 부르는 맛이랄까요? ㅎㅎㅎ
추가로 주문한 청국장 +비빔밥 가격 6,000원
뚝배기에 바글바글 구수한 냄새를 내면서 나온 진한 청국장 입니다.
점심 시간에는 식사메뉴로 이것만 주문하실 수 있고 저녁시간에는 고기를 드실 경우에만 주문 가능하다네요.
청국장에는 이헣게 양푼 비빔밥이 함께 나오구요.
무생채 콩나물, 상추와 고추장이 밥과 함께 들어있는데 청국장 듬뿍 넣어서 슥슥 비벼 드시면 됩니다.
청국장은 냄새가 그리 나지 않는데 콩 알갱이가 그대로 보이고 두툼하게 썰어넣은 두부와
진한 청국장의 맛이 넘 잘 어우려져서 맛있어요.
많이 짜지 않아서 그대로 숫가락으로 퍼먹어도 맛있고 진하네요.
청국장 듬뿍 넣고 슥슥 비벼서 냠냠
밥이 보리밥이 아닌 쌀밥이라는 게 살짝 아쉽지만 진짜 맛있어요.
통목살 김치찌개 + 양푼밥 가격 6,000원
남편이 청국장을 주문해서 저는 국수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김치찌개로 주문~
전 이상하게 김치찌개 잘 끓이는 고깃집이 무조건 맘에 들더라구요 ㅎㅎㅎ
김치찌개와 함께 나온 양푼밥
메뉴판을 보니 이집에서는 공기밥 주문하면 요게 나오는 거 같아요.
김치찌개에는 기본으로 따라서 나오구요.
별도로 주문시엔 양은 도시락에 이렇게 계란 프라이까지 올린 이 양푼밥이 단돈 천원~
좋아 좋아~
김치찌개에는 두툼하게 썰어넣은 통목살이 들어있어요.
잘 익은 김치와 목살이 어울려서 깊고 진한 맛이 나는 맛있는 김치찌개 입니다.
밥에 슥슥 비벼서 냠냠냠
밥 먹으면서 목살도 구워 보아요~
이 아름다운 자태 보세요.
이건 돼지고기가 아니라 소고기 라고 해도 믿을 거 같죠?
이쯤 되면 스테이크 입니다 네네 ㅎㅎㅎ
불향 가득하게 잘 구워서 뒤집고~
이쁘다 이뻐~
한입 크기로 해체~
워낙 두께가 있다보니 속이 미디움으로 익었네요.
소고기 같으면 얼른 낼름 집어 먹겠지만 돼지고기이니까 좀 더 익혀요.
이건 정말 막 훈훈한 겁니다^^
기름기 잘잘 불향이 가득 퍼지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요.
상추무침이랑 같이 냠~
상추에 비빔밥 넣고 고추 한점 쌈장에 찍어서 고기 올려서도 먹어보아요.
울신랑, 어쩜 제게 상추쌈 한점 안싸주고 자기 혼자 다 먹더라구요... ㅡㅡ;
예전의 친절한 신랑이 아니여... 흑
통갈매기살 반접시 250g 가격 15,000원
설마 아직도 갈매기살이 진짜 갈매기의 살인줄 아는 분 이젠 없으시죠? ㅎㅎㅎ
갈매기살이나 가브리살 항정살 등은 돼지고기 특수부위로 한마리 잡아봐야 얼마 안나오는 부위랍니다.
보통 갈매기살 전문집에서도 이 갈매기살을 한입 크기로 잘라서 나오기 때문에
종종 다른 부위를 섞어서 내놓기도 하는데요.
이집은 이렇게 통째로 나오니까 그럴 염려가 없지요.
워낙 모양 자체가 다른 돼지고기 부위와 달라서 보면 딱 알아요.
기름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입 크기로 잘라서 구울때는 질겨지지 않도록 술 등의 양념에 재워서 굽곤 하던데
이집에서는 이대로 통으로 구워서 갈매기살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있더군요.
불판에 그대로 통으로 올리고...
요때 소금 살짝 뿌려도 좋을듯...
고기 덜 먹겠다고 밥 주문해서 먹은건데 신랑이 이게 꼭 드시고 싶다고 해서 추가 주문 ㅡㅡ
표면이 어느 정도 익으면 큼지막하게 잘라서 좀 더 구워주고...
작게 잘라서 절단면이 많으면 그만큼 고기 육즙이 빠지니까 크게 잘라서 구워서는 육즙을 가두고
나중에 한입 크기로 잘라서 좀 더 구우면 됩니다.
한입 크기로 해체~
골고루 불을 입도록 굴려가며 구워주시면 되요.
이렇게 노릇하게 골고루 데굴데굴 굴려가며 익혀서 드시면 됩니다.
저희 신랑이 고기 하나는 진짜 참 잘 구워요^^
구운 소금에 콕 찍어서 냠냠
두께도 그렇게 통으로 나와서 다소 질기지 않을까 했는데 왠걸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어서 고소하고 불향이 솔솔 나니 진짜 꿀떡꿀떡 넘어가네요.
맛있게 먹었습니다아~~~
디저트도 있어요~
귀여운 사이즈의 뻥튀기 사이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샌드를 해서 주시네요.
고기 다 먹었다고 후딱 일어나버리시면 요거 맛 못보실 수 있으니 꼭 달라고 하세요.
요거 너무 맛있습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은은한 단맛에 바삭한 뻥튀기의 맛이 넘 잘 어울려요.
고기를 먹어서 입안이 살짝 느끼해진 걸 완벽하게 잡아줍니다.
마무리까지 행복하게~
이태원에 고깃집들이 참 많긴 한데 워낙 유동인구가 많고 관광객 등을 상대를 하다보니
딱 마음에 드는 집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랫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고깃집 만났습니다.
고기 질도 참숯구이라는 것도 모두 나무랄데가 없네요.
거기에다가 집에서 걸어가도 오분밖에 안걸리는 거리이니 제 단골집이 될 참이네요^^
이태원이라고 모두 외국 음식만 있는 건 아니니 기억하셨다가 꼭 가보세요.
강추~
상호-이태원 맛집/고깃집 국내산 돼지생고기 참숯구이 전문점 황소고집
위치 는 이태원 역 3번 출구로 나가서 직진, 이태원 소방소 옆의 큰 길을 따라 우회전 하셔서 조금만 올라가시면
이슬람 성원으로 올라가는 길 입구 삼거리 에 있습니다.
주소-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41-16번지
전화번호 02-794-0092
영업시간-연중무휴로 24시간 영업 합니다.
요거 좋다 24시간 영업... ㅎㅎㅎ
이번 주말에 이태원 나들이 한번 나와보시면 어떨까요?^^
자, 저는 이제 저녁 준비하러 갑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마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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