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fusion
한우스테이크와 야채 타타르
마야의 놀이터
2009. 1. 12. 02:35
좋은 주말 보내셨나요?
전 지난 주말에 정말 푹 쉬고 신랑이랑 맛있는 거 먹고 그랬어요.
요즘 블로그 보다보면 한우고기로 요리를 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일단 수입고기를 믿을 수 없다는 게 제일 큰 이유이겠지만
두번째는 한우고기를 직거래로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한우전문 쇼핑몰들이 생겨서
가정에서 한우를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서 먹을 수 있어졌기 때문인듯 해요.
안그래도 주말전에 신랑 친구들이랑 만났을때 TV를 보는데
가수 테이가 나와서 소를 사서 키웠었는데 가격이 폭락하고나서는 다 팔았다 뭐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예전에 했던 방송을 케이블에서 재방송 해주는 거였어요)
웅 우리도 아버님한테 소나 한마리 사드리고 키우시라 할까 그랬더니
속없는 소리 하지도 말라면서 소값은 떨어지고 사료값은 올라서
소 키우려면 소값보다 사료값이 더 든다고들 한소리 하더군요.
어쩌다가 그렇게 되어버린걸까요?
좋은 우리나라 한우가 소비자는 좋은 거 알면서도 비싸서 못사먹고
농가에서는 사료비등이 폭등해서 소값이 개값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하니 말이에요.
그게 다 유통과정에서 중간과정을 거치면서 여기저기에서 떼어가니 그런 거 아니겠어요?
저도 예전에 백화점에서 근무를 해봐서 아는데 브랜드마다 다르겠지만
백화점이 떼어가는 마진이 25프로 가량이나 됐었답니다.
그러니 원가에서 사장 먹고살아야지 직원들 월급줘야지 백화점 떼줘야지 라는 몫이 더해지면
당연히 소비자가는 비싸질 수 밖에 없지요.
물건 구입의 제일 좋은 방법은 바로 생산자로부터 직거래, 혹은 전문 직거래상에게 구하는 방법이랍니다.
다들 한우를 많이들 드시길래 저도 좀 저렴하고 후기가 좋은 한우전문몰을 찾아서 한우를 구입해봤어요.
처음이라서 질이 어떨지 모르니 스테이크용으로 채끝살과 기름기가 적은 보섭살을 채썬걸 구입했어요.사실 생일때 저녁에 신랑이랑 둘이서 스테이크 해먹으려고 구입했기 때문에
생일날 낮에 택배가 왔는데 아시다시피 제가 지난주에 외식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냉장고에 있다가 어제야 빛을 봤네요.
진짜 간만에, 천만년만에 요리 한번 올립니다...^^
한우전문 쇼핑몰 다하누 에서 구입 했구요.
채끝살 900g, 보섭살 300g 을 주문했어요.
강원도 영월에 섭다리 마을이라고 한우촌이 형성되어있다는데
그곳의 한우만을 직거래로 취급을 하는 한우전문 쇼핑몰이라고 하더군요.
많은 블로거분들이 시식하시고 후기들을 올리셔서 저도 주문해봤어요.
흐흠... 후기에 나온대로 포장이 참 꼼꼼하네요.
고기를 받고 즉시 요리를 하는 편이 더 좋았겠지만 며칠이 지나서야 먹을 수 있었던지라
받은 날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전화로 문의를 하니
산소포장이라고 특수 포장을 해서
냉장고 안에서는 3일 가량이 지나도 영양가등에 전혀 이상이 없대요.
그 말 믿고 어제서야 요리를 했습니다...^^
한우 채끝살 300g
주문을 900g으로 하면서 일부러 300g 따로 600g 따로 포장해달라 했어요.
신랑이랑 둘이서 한번 만들어먹고 친정가서 한번 구워 먹으려구요.
친정 가서 먹으면 접시들도 그렇고 스테이크용 그리들 팬도 그렇고
영 사진 찍어서 보여드리기엔 불편한지라 하하하
(완전 업뎃을 위해 사는 블로거 중독자 마야...^^;;;)
그나저나 7일날 받았으니 냉장고에서 4일째 보낸건데 빛깔 참 좋네요.
받은 날 즉시 뜯어서 고기 사진만 찍을까 하다가
산소포장이라는 소리에 혹시나 더 신선하게 보관될까 하고 냅뒀어요.
300g이면 두께 약 1센티 좀 넘는 정도의 손바닥보다 좀 큰 크기로 세쪽이네요.
보통 마트에서 고기를 사면 한근 달라고 해도 무게를 좀 더 재서 주고는
무게대로 돈을 받으니 양 그대로 돈을 내잖아요.
그런데 온라인 쇼핑몰은 지불은 주문한 그램수인 300g 혹은 500g 이렇게만 내지만
실제로 보내줄때는 칼같이 그 그램수를 맞출수 없으니
조금 더 넉넉하게 보내는 모양입니다.
제가 받은 것도 320그램인가 그랬어요...^^
왠지 횡재한 기분 ㅎㅎㅎ
자, 그럼 스테이크를 본격적으로 만들어볼까요?
고기질이 좋아보이니 별로 숙성과정을 할 필요가 없어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배운 건 써먹어야하니 오일에 마리네이드 해봅니다.
스테이크용 고기는 한사람분씩 손질을 해서
키친페이퍼로 꾹꾹 눌러서 핏물 좀 제거해주고 얇게 저민 마늘 올리고
통후추 샤샥 뿌려주고는 올리브오일을 약간 뿌려서 위생봉투로 밀착시켜
냉장고에서 반나절에서 24시간 가량 숙성합니다.
고기의 잡내도 없애고 더 연하게 하지요.
고기를 구을때도 팬에 기름을 두르는게 아니라 표면에 기름을 발라서 구우면
표면의 기름이 먼저 익으면서 육즙이 나오는 걸 차단해서
훨씬 촉촉하고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소금은 뿌리면 단백질이 응고되면서 고기가 오히려 질겨질 수 있으니
굽기 전에 뿌리시면 되구요.
제가 산토리니 쿠클에서 배웠을때는 여기에 바질잎을 올렸었지만 겨울이라 없으니 패스~
참고로 우리나라의 반찬이 있는 식사의 경우
불고기 등을 드실때는 일인분을 약 150g정도 잡으면 되구요.
스테이크의 경우엔 반찬이나 밥이 따로 없으니
1인분의 양으로 적당한 스테이크가 약 200g에서 230g 가량 입니다.
한근을 구입하신다면 두툼하게 스테이크 용으로 세쪽 정도 잘라달라 하시면 될거에요.
지금 이 고기는 스테이크용으로는 좀 많이 얇았어요.
스테이크용 고기는 두께가 최소 2센티 가량은 되야
구울때 육즙이 빠져나오지 않아 맛있답니다.
물론 이건 직화일때 두께이니 가정에서는 1.5센티 정도면 적당하겠네요.
아니면 표면을 팬에서 굽고 예열된 오븐에서 잠깐 더 굽던가요.
이젠 고기와 곁들여 먹을 야채 타타르를 만들어볼까요?
재료 (약 4인분)
양파 반개, 파프리카는 색깔별로 ⅓개씩, 당근 약간, 청양고추 3개, 홍고추 1개
기타 호박이나 가지 등 야채 되는대로 준비...
굴소스 1큰술, 간장 1작은술, 요리용 술 1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다진 생강 반 작은술, 버터 1큰술
먼저 양파는 채썰어서 청양고추랑 홍고추를 다져넣고
다진마늘 1작은술이랑 다진 생강을 약간 넣고 버무려 둡니다.
고추는 저는 귀찮아서 그냥 썼는데 좀 더 잘게 다지시는 편이 더 향이 좋아요.
생강은 곱게 다진걸로 반티스픈 가량 넣으셔도 되고
생강즙을 쓰셔도 되는데 직접 다져넣은 게 더 향이 좋더라구요.
그리고 야채는 되는대로 채썰어 둡니다.
양파도 그렇고 야채도 그렇고 너무 굵게 채를 썰면 나중에 모양이 안예쁘고
그렇다고 너무 가늘게 채를 썰면 볶고나서 곤죽이 되기 쉬우니 적당히... 아시죠? ㅎㅎㅎ
피망은 반 갈라서 위아래를 잘라내고 속의 두터운 살부분을 저며서 두께를 고르게 해주셔야
채 썬 모양이 곱고 예쁘답니다.
이 요리의 경우에는 그리 크게 신경쓸게 없지만 냉채등의 요리를 할때는
반드시 피망은 속의 살을 저며서 두께를 얇고 고르게 하셔야 예뻐요.
호박을 넣어도 좋은데 호박은 돌려깍기로 겉 부분만 쓰시고 속의 씨부분은 사용하지 마세요.
호박의 씨부분은 쉽게 물러서 나중에 요리에 물기가 생기고 축축해져요.
달군 팬에 버터 한큰술 가량을 두르고 타지 않게 녹여서...
센불에서 버무려놓은 양파를 넣고 볶아줍니다.
완전 양파 색이 변할때까지 볶는 거 아니에요.
가볍게 서너번 휙휙 볶으세요.
그리고 딱딱한 당근 먼저 넣고 주걱으로 서너번 저어가며 볶다가
당근 색이 진해지려고 하면 파프리카등을 넣으세요.
휘릭 서너번 저어주고는 굴소스랑 간장, 요리용 술을 넣고 볶아줍니다.
이 과정까지를 사실 센불에서 후다닥 하셔야 나중에 완성했을때 물기가 없고 아삭해요.
저는 과정샷 찍으랴 손 닦으랴 나중에 좀 너무 익었더군요.
야채가 아삭하게 볶아졌으면 불을 끄고 한쪽에 두고...
재워둔 스테이크 고기에는 소금을 솔솔 뿌려주구요.
저는 천일염 볶아놓은 걸 썼어요.
확실히 굵은 소금을 볶아놓은 걸 고기에 뿌리면 맛이 달라요.
김이 나도록 뜨겁게 달군 팬에 고기를 올리고
육즙이 나가지 않게 앞뒤로 센불에서 지지듯이 익혀줍니다.
대략 한면당 약 2~30초 가량?
한우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믿고 핏물 살짝 배어나는 미디움 상태로 구우면 되요.
만약 좀 더 익히고 싶다면 센불로 표면을 앞뒤로 지진서 육즙이 나오지 않게 하고는
중불에서 타지 않게 좀 더 구우시면 되요.
아... 이 좋은 고기를 직화로 구웠으면 얼마나 끝내줬을까...
접시에 볶은 야채 타타르랑 스테이크 올리고
스테이크와 찰떡 궁합인 씨겨자 약간 올렸어요.
고기에 소금을 뿌렸지만 저는 발사믹 에센스를 뿌렸습니다.
발사믹 에센스는 제가 종종 소개했죠?
발사믹 식초에 꿀 넣고 농도 생기도록 졸인거라구요.
발사믹에센스가 없다면
간장이랑 요리용술, 식초를 동량으로 섞은 폰즈를 만들어서 뿌려드세요.
시중에서 판매를 하는 유자맛 폰즈가 아주 좋더군요.
쓰읍... 내가 만들어 먹은건데 왜 사진을 보니 또 땡기냐... ㅡㅡ;;;;
샤샥 잘라서 한입...
사실 사진 찍느라 고기가 약간 오버쿡 되서 미디움이 아닌 웰던이 됐어요.
고기가 얇았던 탓도 있구요.
다음에 주문할때는 두께를 따로 말해야겠어요.
근데 과연 한우네요.
수입고기를 먹을때면 저는 보통 철분맛이라고 표현하는,
비릿한 핏물맛 이런 게 느껴지거든요.
그런 맛이 안느껴지고 잡내가 없네요.
킹왕짱...
우리 한우 진짜 짱입니다...^^
요렇게 이쁘게 먹은 건 집에서... ㅎㅎㅎ
신랑이랑 저랑 한쪽씩 먹었구요.
남은 고기는 친정에 싸들고 갔어요.
사실 친정 부모님 오시라고 해서 집에서 해드릴까 했지만
지금 저희집이 너무나 난장판인지라 청소할 엄두가...^^;
친정 가서는 돌판에서 앞뒤로 살짝 핏기만 가시게 구워선...
소금 후추에 찍어먹었다죠.
어른 넷이서 먹으니 까짓 소고기 700g쯤이야 ㅎㅎㅎ
그나저나 스트로보 없이 걍 찍었더니 색깔 왜이래... ㅡㅡ;;;;;;
고기 두번 먹을거 한번으로 줄이고
앞으로는 한우로 가급적이면 구입해서 먹을까 합니다.
먹어보니 진짜 다르네요.
아놔... 입만 고급이 되서 큰일났어요... ㅠ.ㅠ
신랑이 월급 타오는 날이거든 한우로 한번 드셔보시면 어떨까요?
잘 찾아보시면 전문몰에서는 이마트등에서 파는 것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네요.
다음번엔 적은 양의 한우로 폼나는 요리를 한접시 만들어서 보여드릴께요.
좋은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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