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korean

진한 국물맛이 일품인 봄동사골된장국

마야의 놀이터 2009. 2. 18. 00:00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전 오늘 낮에 친정 잠깐 다녀오고 장보고 오니 하루가 그냥 가네요...^^;;;;
밖에 나가보니 기온이 낮긴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서 그렇게 추운 느낌은 덜하더라구요.
이제 확실히 겨울이 가고 있나봅니다.
시장에 갔더니 봄동이 나와있더라구요.
봄동은 노지에서 자라서 잎이 두껍고 쫙 펼쳐진 모양을 하고 있는 걸 말하는데요.
비타민과 칼슘이 일반배추보다 훨씬 풍부해서 국을 끓여도 파괴가 덜 된다고 해요.
지난 명절때 시댁에 갔더니 어머님이 봄동을 쌈싸먹으라고 주셨는데
어찌나 고소하던지...
잎에서 마치 겨자잎같은 톡쏘는 맛까지 나는게 정말 맛이 진하더라구요.
저희 부부는 차가 없으니 올때 봄동 두포기만 가져와서 친정에 한포기 드렸는데
아빠가 너무나 좋아하시네요.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어머님께 봄동 좀 보내주세요 했더니 완전 한박스를 보내주셨어요...^^
저희 먹을양만큼 남기고 친정 보내드렸는데 쌈도 싸먹고 나물도 해먹고 겉절이도 해먹고 신났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봄동으로 끓인 사골된장국 보여드릴께요.
봄동으로 된장국을 끓이는 건 여러가지 버젼이 있겠지만
저는 간단하게 우거지처럼 만들어서 끓여봤어요.
이렇게 만들면 봄동을 샀을때 버리는 부분이 거의 없어서 너무 좋거든요.
보실까요?

재료(4인분)
봄동 큰거 한포기, 사골국물 800ml, 생수 800ml,
된장 두스픈, 다진마늘 한스픈, 들기름이나 참기름 약간, 청양고추 서너개, 대파 한뿌리

만들기


봄동 입니다.
모양이 좀 허접하고 하얀 속살이 없으니 맛없을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은 설마 안계시겠죠?
추운 겨울을 밖에서 난 노지배추라서 모양은 볼품없지만 맛은 정말 일품이에요.
딱 이 계절 아니면 먹고 싶어서 맛볼수 없으니 눈에 보이면 당장 사세요^^


1. 봄동은 겉의 아주 지저분하고 누런 잎들만 몇개만 떼버리고
잎을 하나씩 뜯어서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아주 못먹을 거 같은 잎만 떼고 반토막짜리 잎이라도 전부다 씻으세요.
저희 시댁의 봄동은 농약 같은 거 안치고 기른거니까 대충 씻어도 되요 ㅎㅎㅎ


예쁜 잎이랑 속의 작은 잎은 쌈 싸먹을 용도로 남겨두구요.

손바닥보다 좀더 작은 크기의 모양이 예쁜 잎은 이날 전부쳐 먹었어요.
배추전이라니 별맛 없을 거 같지만 봄동으로 부친 전은 정말 고소한 야채맛이 가득하답니다.
봄동전은 별다른 거 없이 물기 남아있을때 밀가루가 들은 봉지에 넣고 흔들어서
밀가루를 입혀주고 약간 묽게 갠 부침가루에 퐁당 담궜다가 중불에 노릇하게 부쳐서
양념간장 찍어드시면 정말 별미에요.
요건 남은 봄동 가지고 언제 한번 만들어서 글 올릴께요.


2. 나머지 잎들은 물이 팔팔 끓을때 넣고 데쳐줍니다.
얼마만큼 데치느냐?
하얀 잎 부분이 연두색이 되고 노골해지도록 데치시면 되요.
그렇다고 곤죽이 되면 곤란하겠죠?^^


3. 데친 잎은 찬물에 얼른 헹궈서 뜨거운 기를 빼서 준비하시구요.


4. 한입 크기로 송송 썰어서 물기를 꼭 짜서 준비하세요.
그렇다고 완전 보송하게 물기를 짤 건 없구요 ㅎㅎㅎ
그냥 양손으로 꽈악 짜주시면 된다는...


이만큼이 봄동 큰 거 하나 분량 이에요.
4인분 국거리 정도 된답니다.
봄동이 많을 경우에는 그냥 두면 시들기 쉽상이니
이 과정으로 해서 두덩어리씩 냉동해두시면
필요할때 언제든 드실 수 있어요.


5. 봄동 손질한 걸 볼에 담고 된장 두스픈 듬뿍 그리고 다진 마늘 한스픈 넣고
들기름 약간 넣어서 조물조물 무쳐줍니다. 
사용된 된장은 샘표 숨쉬는 콩된장인가 그거에요.
시판되는 된장 중 약간 더 비싸긴 하지만 원료가 국산이고 그리고 제일 재래식 된장맛에 흡사해서
저는 어머님의 된장이 떨어졌을때는 이것만 사용합니다.


요 상태로 나물로 드셔도 아주 맛있어요.
물론 나물로 드시려면 좀 더 작게 잘라야했겠지만요.


6. 냄비에 사골국물이랑 삶아둔 고기가 있으면 넣고 팔팔 끓입니다.

사골국물 내는 법이랑 고기 삶아서 보관하는 건 며칠후에 글 올릴께요.
고기 삶을때 사진을 안찍었는데 오늘 사태를 주문해서 받았거든요^^
사골국물로만 하면 너무 진할까봐 저는 물을 거의 동량으로 넣었어요.

800ml 라니 계량컵 없다! 하시는 분들은
일반적인 국대접으로 하나 가득 분량이 약 500ml 입니다.
그러니 국물을 한대접 반을 넣으시면 되겠죠?
만약 사골국물이 없다면 멸치다시마국물을 쓰셔도 되고 쌀뜬물을 쓰셔도 되고
이도저도 없다면 그냥 생수쓰세요^^
생수를 쓰시면 나중에 조미료라던가 그런걸 살짝 넣어야 맛은 나겠죠.


7. 사골국물이 끓으면 무쳐둔 봄동을 넣고 끓이세요.


8. 봄동이 끓고 국물이 우러나기 시작하면
얼큰하라고 청양고추 세개정도 썰어넣어주시구요.


9. 좀 오래 끓인다 싶게 끓여서 간을 보고 모자라는 간은 소금이나
조미료를 쓰시는 분들은 조미료 넣으시고 대파를 썰어넣고 마무리 합니다.

이 국은 약간 좀 오래 끓여야 맛있어요.
저도 이날 금방 먹을때보다 다음날 한번 더 끓여서 먹을때가 훨씬 맛있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국들은 사실 양을 엄청 많이 끓이는게 맛있어요^^

물론 그냥 된장국물을 맛있게 내서 봄동을 석석 썰어넣고 끓여도 연해서 맛있지만
이렇게 양념을 해서 넣어주면 봄동에도 맛이 잘 배어들어서 저는 더 좋더라구요.



신랑이랑 저랑 한대접씩...
국그릇 이쁜 거 꺼내서 잘 찍었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일찍 퇴근한 신랑 땜시
허둥지둥...^^


구수한 된장과 진한 사골국물, 아작하고 부드러운 봄동까지...
정말 맛있어요.
밥 말아서 김치랑 훌훌 떠먹으면...^^;


제 국그릇에는 스지도 보이네요...^^
스지는 힘줄이라고도 하는데 가격이 비싸지 않지만
도가니랑 비슷한 식감을 내서 사골국 끓일때 꼭 같이 끓이거든요.


요 봄동을 넣은 사골된장국과 함께 봄동전으로 배 터지게 저녁을 먹었네요.
시장 가실 일 있으시거든 봄동 잘 찾아보시고
(찾아보실 필요도 없이 요즘엔 그냥 보여요^^;)
맛있는 국이나 나물 혹은 전 한번 만들어드셔보세요.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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