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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 맛집]안성집, 50여년 전통의 초벌구이 돼지갈비와 서울식 육개장이 맛있는 오래되고 내공있는 식당

마야의 놀이터 2012. 12. 20. 19:17




몸도 마음도 춥네요.
드디어 올해의 가장 큰 일이자 하이라이트 라고도 할 수 있는 대선이 끝났습니다.
결과에 만족하는 분들도 있으실거고 비분강개하며 슬퍼하는 분들도 많으실거에요.
이제 끝이 났기에 말인데 사실 온라인 세상에서는 워낙 문재인 후보 지지자가 많아서
아마도 오늘 하루 대선 결과에 열을 내고 슬퍼하는 분들이 많을 거 같네요.
저는 새누리당(난 왜 한나라당 이라는 이름이 아직도 더 익숙한지...^^;) 골수팬인 친정 부모님과
무조건 민주당~ 민주당빠인 남편 사이에 끼여서는 이리 눈치 저리 눈치 눈치를 보며 대선이 빨리 끝나기만 기다렸습니다.
종교도 달라 지지 정당도 달라 이렇게 파가 나뉘어져 있으니 저희부부가 친정 가면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무조건 금지 입니다.
뭐 아부지가 가끔 눈치없이 이야기를 꺼내실때도 있지만 착한 저희 신랑이 참 잘 참더군요 ㅎㅎㅎ
저희 신랑 고향이 전북 정읍이다보니 사투리도 거의 없고 그래서 저희아빠가 신랑이 전라도 사람이란 사실을 자주 잊으시나봐요.
저는 좀 더 지지하는 쪽이 있었지만 결과가 나왔으니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기를 바랄 뿐 입니다.
다음 대통령이 최초의 여자 대통령이자 대통령을 지낸 가문의 사람이고 경력이 좀 있으니
적어도 누구처럼 귀막고 돌아앉는 짓만은 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에고.... 참....
오늘은 아주 오래된, 서울에서는 이제 보기 드물게 뼈가 붙어있는 진짜 돼지갈비로 내공있는 식당인
을지로 3가 안성집을 보여드릴께요.



을지로 3가 55년 전통의 돼지갈비 전문점 안성집의 초벌구이되서 나오는 진짜 돼지갈비
지난주 토요일에 남편 친구 후배 커플과 대한극장에 가서 호빗 뜻밖의 여정을 보고는
슬렁슬렁 을지로 3가까지 걸어서 안성집엘 가서 돼지갈비에 서울식 육개장을 먹고 왔어요.
그리고는 다시 충무로로 걸어와서 오뎅바에 가서 오뎅에 술 한잔씩 하고 집으로 왔다죠.
여자들은 집으로 오고 남자들은 당구치러 가고 참 바람직한 주말 저녁을 보냈어요...^^
50여년 전통의 돼지갈비 전문 안성집 보여드릴께요.


안성집 메뉴판
소갈비와 돼지갈비가 주메뉴이고 서울식 육개장이 유명한 오래된 식당 입니다.
식당 내부사진이나 외관 사진은 없습니다.
이집이 을지로 공구상가가 있는 골목 안에 있는데 밤이라서 상가들이 다 문을 닫아서리
밖이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못찍었어요.
실내도 오랜 시간을 입증하듯이 굉장히 낡았습니다.
워낙 오래된 집이라 이런 저런 매체에 나온 게 많고 상도 여러차례 받았던 모양이더군요.
역사가 무려 Since 1957!!!!
벌써 50년 하고도 5년이나 더 지났습니다... 와...


낡은 실내의 벽쪽으로는 이렇게 각종 기사들이며 방송에 나온 캡처 등이 빼곡하게 붙어있습니다.
이제는 청계천이 복구가 되면서 청계천을 떠난 사람들이 많다고 하지요.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 주인 할머니...
저희가 갔던 날도 가게 들어서는데 카운터를 지키고 계시는 남자분이 8시에 영업이 끝난대서 어쩔까 하고 당황하고 있는데
홀에 계시던 주인 할머님이 얼른 자리에 앉으라고 자리를 챙겨주시네요.
주중엔 저녁 9시반까지 영업을 하지만 주말에는 8시까지만 한다고...
30분밖에 남지 않았지만 식사를 할거니까 그냥 먹기로 합니다.


기본찬과 함께 앞접시가 나왔는데
일단 멜라민 접시가 아니라 도기라는 게 마음에 들었구요.
두툼한 도기그릇은 물기 하나 없이 바짝 말라서 따끈한 상태로 나오더군요.
살균기나 건조기 같은 곳에 보관하나봐요.


기본찬의 김치
이집은 따로 주문해서 먹는 보쌈김치가 유명하답니다.
그래서인지 기본찬에 나오는 배추김치는 그냥 그랬어요.
묵은지면 차라리 좀 더 나았겠는데 중간 정도 익은 상태인지라...


직접 담근다는 된장으로 만든 쌈장 혹은 된장
쌈장이라고 하기엔 재래식 된장에 가까운 투박한 색의 장 입니다.
사진에서는 좀 붉은 빛을 띄고 있는 거 같이 찍혔는데 실제로는 완전 재래식 된장색이에요.


상추와 양배추찜
깻잎 대신에 찐 양배추를 줍니다.
5명이 갔는데 이 야채를 두접시를 따로 주더군요.
양배추쌈 오랫만에 먹으니 참 맛있네요.


새콤하게 잘 익은 깍두기
반찬들을 한번 가져다주고는 하나씩 중간에 계속 주셨어요.
저희가 주문을 한게 돼지갈비랑 육개장, 냉면이었는데 그래서 식사를 주문하면 반찬들이 좀 더 나오는지...


젓갈향이 나는 부추무침
김치 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고 무침이라고 하기엔 젓갈향이 다소 나는데
액젓으로 무친 부추가 콤콤하니 꽤 맛있네요.
다만 젓갈향을 싫어하는 저희 신랑은 입도 안대더군요...^^;


동치미
요거는 제일 나중에 가져다주셨는데 요거 별미 입니다.
완전 재래식으로 항아리에서 꺼냈을것만 같은 동치미 랍니다.
삭힌 고추가 꽤 매워요.
보통 식당에서 나오는, 사이다를 탄 거 같은 속성으로 만든 동치미가 아니라
통무로 제대로 만든, 달지 않은 동치미 입니다.


 보쌈 김치  가격 6,000원 
이집 보쌈김치는 따로 주문하는건데 다들 드신다길래 저희도 주문해봤어요.
안에 굴이랑 땅콩 등이 들어있습니다.
땅콩은 다소 의외였는데 고소해서 담백한 이집 김치랑 잘 어울리네요.


고운 고춧가루로 담근듯 빨간 김치 국물에 먹음직스럽게 나오는 보쌈 김치...
위에 미나리가 잔뜩 올라갔어요.
맛은?
일단 보쌈집에서 나오는 단맛이 강한 보쌈김치 스타일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삼겹살 보쌈집의 보쌈김치를 기대하시면 실망하실 수 있겠어요.
맛이 전반적으로 좀 심심하고 굉장히 담백합니다.
개운하고 아삭아삭 해요.
조미료를 쓰지 않는 맛이라서 깔끔하고 좋네요.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입니다.
달달하고 진한 김치맛을 좋아하신다면 패스하실 것~


 돼지갈비  500g  가격 25,000원 
사진은 1키로
이집 돼지갈비는 일인분 이런 게 아니라 500g 한대접으로 팔더군요.
추가로 주문할때는 반만도 주문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5명이라서 그냥 500g 짜리 돼지갈비를 두개 달라고 했어요.


테이블의 화로는 가스불 입니다만 초벌구이는 숯으로 해서 이렇게 스텐그릇에 담아다 줍니다.
서울에서 보기 힘든 몇 안되는, 진짜 돼지갈비를 내놓는 집이라죠.
처음 가져다 줄때는 에게게... 이게 1키로야? 했는데 먹다보니 양이 꽤 되네요.
뼈가 많아서 무게치고는 고기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저희 부부 같은 경우엔 둘이서 공기밥 하나씩에 500g 먹으면 되겠다 싶어요.


불판에 초벌구이 된 돼지갈비를 펼치고...
이집 가스불은 충무로 뚱보와 같이 아래쪽의 양쪽에서 불이 나오는 형태라서
구울때는 양쪽에서 굽고 어느정도 구운 건 가운데에 놓고 드시면 됩니다.
작은 스텐 종지에 양념장이 나오는데요.
달달한 갈비양념이 들어있어서 기호에 따라 고기를 그 양념장에 찍어서 드시면 됩니다.


흔히 보는, 돼지갈비뼈에 목살을 이어붙인 방식이 아니라 진짜 돼지갈비~
뭐 이것도 중간에 이어붙인 건지도 모르겠지만요.
하도 삼겹살의 수요가 많다보니 돼지를 잡으면 가능한 삼겹살로 빼느라
예전처럼 살이 있는 돼지갈비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요.


초벌구이를 해온거라서 살짝만 더 구워서 한입 크기로 해체하고
뼈 부분은 좀 더 익게 두고 고기는 냠냠


삼삼한 파무침이랑 같이 먹어봅니다.
우째 하필이면 찍은 게 좀 탔네...^^;
숯으로 초벌구이를 해오는 거라서 끝이 이렇게 탄 게 좀 있어요.


상추에 찐양배추 올리고 파무침에 돼지갈비 한점 쌈장 조금  올려서 냠냠
아 맛있다~
신랑한테 우성갈비가 낫냐 이집이 낫냐 물어보니
갈비 자체는 우성갈비가 좀 더 나은 거 같긴 한데 가격대비로는 이집이 낫다는군요.
양념장에 찍지 않고 그냥 먹으면 이집 갈비 양념맛이 굉장히 담백해요.
달지 않고 담백해서 좋고 양념장을 찍으면 또 달달하고 촉촉해져서 좋구요.


 공기밥  가격 1,000원 
영업 끝날 시간이 다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공기밥을 주문하니
이제 막 갓 지은 밥을 퍼담아준 것처럼 아주 촉촉하게 윤기나는 밥을 주네요.
미리 퍼담아 둔 게 아닌듯 해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공기밥이랑 같이 나온 우거지 된장국
조금 짜긴 했는데 재래식 된장으로 많은 양을 끓인 된장국이라서 굿~
밥 말아서는 불에 올려서 죽처럼 만들어 먹어도 좋겠어요.


 육개장  가격 8,000원 
당면 고사리 이런 건 하나도 없이 그저 고기와 대파만 듬뿍 들어간 서울식 육개장 입니다.
이집을 유명하게 만든 또 하나의 대표메뉴 라고 하네요.
국내산 육우를 쓴다고 써 있구요.


이 육개장 역시 맛이 담백합니다.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인지 조금 심심한듯도 한데 이렇게 빨간데도 불구하고 많이 맵지 않고 개운하네요.
안성집의 육개장은 저녁시간에 잘못가면 맛볼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대요.
오랫만에 맛보는 서울 육개장에 밥을 말아서 퍼묵퍼묵~
맛있다~


 물냉면  가격 7,000원 
국내산 육우 를 쓴다고 하구요.
살얼음 동동뜬 물냉면이 나오는데 이것도 맛이 좀 심심합니다.
식초와 겨자를 좀 넣었는데 달지 않아서인지 맛이 좀 약하다 싶어요.
달지 않은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과 조미료 맛에 민감한 분들께는 아주 좋을듯...

실은 가기 전에 이집 칼국수면에 냉면국물이 들어간 국수를 보고 가서 주문한건데
나중에 보니까 그건 냉국수 라고 따로 있더라구요.
참고하세요.


돼지갈비는 내꺼~
수입육을 쓰는 경우엔 아무래도 갈비뼈 쪽에서는 비릿한 고기냄새가 나던데
이집 갈비는 그런게 없어서 맛있네요.


카운터의 메시 사인
주인할머니가 직접 받으신거라고...
이집을 왔다 간건지 어쩐건지를 모름^^;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울신랑이랑 친구는 어느사이에 저걸 보고는 어 메시다! ㅋㅋㅋ


일부러 찾아가기에는 참 애매한 위치에 있긴 합니다만
이렇게 오랜 내공이 있는 집이니 한번 찾아가보실만 합니다.
바로 옆이 청계천이니 가셔서 식사를 하시고 청계천을 슬렁거리고 걸어서 산책하시면 딱 좋겠네요.
카운터를 보고 계시는 아드님인듯 싶은 분은 좀 무뚝뚝하시구요.
(인상이나 말투가 그렇지 질문을 하니 답변은 부드럽게 잘해주시더라구요^^;)
바쁜 시간에 가면 친절함을 기대하기 힘들듯 합니다.
윙스푼의 후기를 보니 아저씨가 불친절하다는 글들이 많던데 좀 더 친절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집의 대표이신 할머님이 여전히 홀에서 직접 이것 저것 챙기고 계시던데 정정하시네요....^^
할머니 오래 오래 건강하셔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 맛보여주세요.
아참, 이집 소주 한병에 4,000원 입니다.
이태원에서는 흔한 경우라서 저희야 뭐 그러려니 했습니다만
아직은 대부분의 식당에서 3천원이니까 미리 알려드립니다요.


상호-을지로 3가 돼지갈비와 서울식 육개장 전문점  안성집 
 위치 는.... 모름.... ㅡㅡ;;;;;;;
네이버 지도에서 찾아보고 갔는데 가게 바로 앞에 청계호텔이 있길래
그래도 좀 대로변에 있는 줄 알았다가
바로 앞에 가서는 그 문제의 청계호텔 보고 아주 깜놀~
이건 호텔이 아니라 걍 여관 입니다.
것도 완전 재래식 목욕탕까지 겸하고 있는 아주아주 오래된 여관이요 ㅎㅎㅎ
암튼 이집은 골목 안에 있으니 스마트폰의 네비 켜시고 찾아보시는 게 나을듯^^
말로 설명하자면...
을지로 3가역 6번 출구로 나가서 첫번째 작은 골목에서 좌회전,
작은 골목길을 쭉 내려가시면 왼쪽에 있습니다.
골목 입구에 역시 오래되고 유명한 조선옥 이라는 식당이 있어요^^

전화번호 02-2279-4522
영업시간 오전 11시경부터 밤 9시반까지
주말에는 밤 8시까지
격주로 일요일에는 휴무 라고 하니 일요일엔 전화해보시고 가세요.


오래된 집들은 내공이 있어서인지 분명 사랑받을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에 대통령 당선이 된 박근혜 당선자는 오랜 내공이 있는 분이죠.
더 많은 분들이 선택을 해주신만큼 그 내공이 국민을 위해서 쓰여지길...
제발 부친의 장점만을 받은, 국민과 함께 하는 그런 대통령이 되주시길 바래봅니다.
부디 우리의 우려가 틀린 우려이기를 그래서 임기 말년에 더 사랑받는 분이 되기를...
그걸 바라는 거 밖에는 달리 할 일이 없네요.
에효...


자, 저는 매생이 전 부치러 갑니다.
어제가 대선 투표일이기도 했지만 저희 친정아버지 생신이었어요.
불고기감 사러 마트에 갔다가 매생이가 보여서 굴이랑 사왔거든요.
어제 반쯤 부쳐서 친정 가져다 드렸고 나머지는 신랑 먹으라고 오늘 하려구요.
다들 맛있는 저녁 드세요~






마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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