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주말 보내셨나요?
저는 지난 목요일날 신랑이 급성맹장으로 수술을 해서
이번 주말은 꼼짝없이 병원에서 보내겠구나 했는데 다행히 회복 경과가 무지하게 좋아서
토요일에 퇴원을 했고 주말은 집에서 보냈습니다.
평소에 잔병치례를 안하던 사람이라서 엄청 놀라긴 했지만
그렇게 평소에 건강했던 사람이니 수술한지 대여섯시간만에 소변도 보고
하룻밤 자고 나서 가스도 잘 나와서 일찌감치 퇴원을 했다죠.
간호사가 다 놀라더라구요 ㅎㅎㅎ
하여간 평소에 건강하고 볼일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레스토랑 가이드 사이트인 비밀닷컴의 칼럼을 소개하는 날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주엔 하도 정신이 없었어서 식당 간 곳도 없고
요리라고 한 것도 없고 준비를 못했습니다.
하는수없이 땜빵 버젼으로 나가지만 요즘 여러분이 관심이 많으신 에스프레소 이야기를 할까 해요...^^
사진은 예전에 찍었던 걸로 합니다요... 죄송...(_ _)
커피의 역사부터 이야기할까요?
커피는 6세기 경에 에디오피아의 짐마라는 지역의 양치기가 발견한 걸로 전해집니다.
양들이 특별한 열매를 먹고 흥분해서 잠도 안자고 날뛰는 모습을 보고 수도승에게 알린게 시초라고 해요.
커피라면 흔히 서구적인 음료라고 알고 계시지만 십자군 전쟁 전까지는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권의 음료였답니다.
십자군 전쟁을 계기로 서유럽에 전파됐고 급속도로 유행을 타서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되었다죠.
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처음에는 열매 자체를 먹었을테지만
곧 끓여서 마시기 시작했다고 하구요.
젖은 커피열매를 말리기 위해 모닥불 근처에 널었다가 굽는(혹은 볶는)편이 더 향기롭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스타벅스가 유행하기 전까지는 볶은 커피 열매를 빻아서 직접 끓이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고
드립퍼 방식인, 우리가 보통 커피 메이커라고 하는 뜨거운 물이 커피를 지나가는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스타벅스의 사장이 이탈리아에서 뜨겁고 센 증기를 순식간에 커피를 지나가게 해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방식을 맛보고 이를 상업화 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에스프레소의 열풍이 일었다고 하네요.
처음 에스프레소 오리지널을 드시는 분이라면 아마도 이게 무슨 맛이야...
완전 사약이야 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처음 커피전문점이 유행을 하면서 그무렵 생겼던
춤추는 염소라는 체인점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에스프레소를 팔았었어요.
장난감 같은 작은 잔에 완전 사약같은 진득한 커피를 주곤 했는데
제가 그 맛을 본건 완전 잘난체를 하려다가 실수를 했던거였어요 ㅎㅎㅎ
친구랑 친구남친이랑 같이 가서 커피를 제가 주문을 했는데 카푸치노를 주문한다는게 그만
에스프레소라고 주문을 해버린 거에요.
(사실 그 무렵엔 카푸치노나 에스프레소나 희안하고 생소한 단어이긴 매한가지였습니다^^;)
차마 친구 남친 앞에서 실수라고 말할수는 없고 마치 원래 이걸 원한 척 하고 마시긴 했습니다만
그 진한, 기절할듯한 맛에 저도 입만 대고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뜻밖에도 친구 남친이 진해서 사약같기는 하지만 입안이 상쾌해진다고 맛이 그럴듯하다는 평을 하더라구요.
그렇지? 이게 그런거라니까 하고 으쓱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친구 왈...
이것아 너 잘못 주문한거지... 하고 은근한, 다 안다는 눈길로 저를 쳐다보더군요 ㅋㅋㅋ
증기에 의한 추출 방식인 에스프레소의 가장 큰 매력은 짧은 시간안에 추출하기 때문에
커피의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거에요.
바로 그 점 때문에 원두가 제일 중요하구요.
요즘엔 직접 생원두를 구입하셔서 로스팅까지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그건 좀 어려운 일이고 ㅎㅎㅎ
에스프레소 머신은 일정한 증기 압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가 입니다.
다만 요즘엔 가정용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나온 제품들이 꽤 많으니
커피를 아주 좋아하신다면 한대 장만하시면 스타벅스에서 사먹는 커피값을 조만간 충당하지 싶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에스프레소 머쉰인 끄레마니아 입니다.
컨벡스 코리아에서 가정용으로 나온 제품 이에요.
바리스타 지망생이 연습을 할 정도로 완벽한 제품은 아닌듯 하지만
저같은 초보자에겐 가격면에서도 기능면에서도 무리없는 좋은 제품이에요.
다만 좀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기압조절 장치라던가 우유거품의 농도라던가 하는 문제들이
소소하게 있긴 하지만 가정용으로는 나무랄데 없는 거 같아요.
커피를 만드실때는 항상 기계를 먼저 켜서 따뜻하게 해두시고
커피를 갈거나 다른 준비를 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영업장에서는 기계가 늘 켜져 있으니 그렇게 할 필요가 없지만
가정에서는 필요할때만 기계를 켜니까요.
사진처럼 부품을 다 장착한 상태로 전원을 켜두셔서
필터폴더도 잔도 모두 따끈하게 준비를 하셔야
완벽하게 맛있는 커피를 드실 수 있답니다.
물론 물도 중요하구요.
물통은 매번 사용할때마다 새로 갈아주고 신선한 좋은 물을 준비하셔야 좋대요.
사실 커피가 제일 중요하기도 하지만요...

요렇게 일인용과 이인용으로 커피를 넣을 수 있는 필터폴더 라는 게 있습니다.

사진처럼 일인용 혹은 이인용을 상황에 맞게 맞춰서 넣어주시면 됩니다.
이제품의 설명서가 약간 좀 부실한데 곱게 갈은 에스프레소용 커피를 꾹꾹 눌러서 채우시고
기계에 장착시켜 주시면 됩니다.
다만, 딸깍 하고 소리가 나게 들어맞는게 아니라 가능한 끝까지 돌려서 맞추시는거라서
이게 잘 맞는 건가 아닌건가 처음엔 좀 헷갈려요....^^

이 부분은 밀크폼을 만드는 부분이에요.
사진처럼 바깥쪽에 플라스틱의 관이 있구요.

검정 플라스틱 관을 빼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끝 부분은 돌돌 돌리면 빠지는데 사용하시고 나면 반드시 다 분해하셔서
잘 청소를 해주셔야 우유 찌꺼기가 사이에 끼어서 썩거나 냄새가 나는 걸 막을 수 있어요.

밀크저그는 남대문에서 구입했습니다.
가정용이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를 구입했어요.
보통 1인용으로 만들때 우유 100ml가량을 사용하는데 200ml까지는 사용가능한 사이즈 입니다.
남대문에서 만원대 정도 주고 산거 같아요.
스텐 재질이라서 위생적이고 입구로 데워진 우유를 따르기가 좋아요.
일명 뽀대나는 제품이죠 ㅎㅎㅎ
물론 일반 컵을 사용하셔도 만드시는데 아무런 불편은 없습니다요^^;

요건 원두를 가는 기구인데 저는 밀폐용기까지 겸용으로 된걸 샀어요.
위에서 원두를 갈아서 아래에 보관하면 되는데
말이 좋아 보관이지 일단 한번 간 원두는 즉시 다 쓰셔야지
저번에 남아서 약 이틀 후에 남은 원두로 커피를 만들었더니
전혀 향이 나지 않더라구요... ㅡㅡ;;;;
이래서 갈은 원두가 남으면 냉장고에 넣어서 탈취제로나 쓰라고 하는건가 싶을 정도였어요.
늘 드실정도만 갈아서 드시고 남은 건 작은 컵에 담아서 냉장고나 신발장 탈취제로 쓰세요.
에스프레소에 사용되는 커피는 에스프레소 용으로 나온 원두를 구입하시는 게 제일 좋아요.
에스프레소용 원두는 가능한 곱게 갈아주시는 게 좋구요.
입자가 거칠면 커피맛도 거칠고 흐리게 나온답니다.
그때그때 생원두를 볶은 걸 사용하면 제일 좋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좀 어렵고
에스프레소용으로 볶은 원두를 구입하시는데 필요한만큼만 갈아서 쓰시고
남은 원두는 완벽하게 밀폐하셔서 냉동보관하시면 됩니다.
커피원두는 냄새를 진짜 흡수를 잘해서 밀폐가 잘 안되면 말짱 황이에요.

레마니아에 포함되어있는 커피스푼으로 딱 한스픈을 담아서 갈면
대부분 7~8그램 정도가 나옵니다.
이게 에스프레소 1인분의 양이에요.
2인분일때는 두배이겠지요?^^

필터폴더에 갈아진 원두가루를 넣고 커피스픈 뒷부분으로 꾸우욱 살짝 돌려가며 힘줘서 눌러줍니다.
이 과정을 탬핑을 한다고 하는데 일정한 힘이 들어가서 고루 눌러져야
커피가 고르게 추출이 된답니다.
커피액이 나오는 구멍이 두개인데 탬핑을 골고루 하지 않으면 두개의 구멍에서
일정하게 커피가 흘러나오지 않아요.

사진에 보시면 커피가 두줄기가 나오는 걸 보실 수 있죠.
만약 2인용으로 준비를 해서 컵을 양쪽에 놓고 커피를 뽑는다면
탬핑이 제대로 안됐을 경우에는 각각의 양이 다릅니다.
에스프레소는 일인분 기준으로 상황과 양을 봐서
25~30초 사이에 약 30ml의 커피를 뽑아주는겁니다.

추출된 에스프레소...
크레마(커피 윗면의 거품)의 색에 따라서 완성된 커피를 가늠할수 있는데
진한 황금색을 띠고 있고 하얀거품이 없어야 제대로 만든거라는군요.

요건 커피도 너무 많이 추출됐고 크레마도 흐린 상태이구요.

일인분의 양은 대략 30ml 입니다.
사진은 2인용 필터폴더를 이용해서 두잔을 추출한 모습이에요.
커피액이 나오는 구멍이 두개인데 각각의 구멍 밑에 잔을 받치고 두잔을 받으시면 되요.

위에서 한장 더 보자면 요런 모습...
이정도면 크레마도 제법 양호...
뭐 난 바리스타가 아니니까 ㅎㅎㅎ

보덤의 에스프레소 전용잔에 30ml의 에스프레소를 따라보면 딱 반잔 입니다.
에스프레소 잔은 있지만 계랑잔이 없으시다면 저정도 양을 보시면 되요.
요리용 계량스픈으로 1Ts이면 15ml 인거 아시죠?

커피를 뽑고 남은 원두찌꺼기는 요렇게 작은 컵에 담아서 식힌 후
냉장고로 들어가서 탈취제로 사용~

밀크폼 입니다.
반드시 차가운 신선한 우유를 이용하시구요.
1인분 기준 100ml를 사용하시는데 크레마니아의 경우에는 밀크폼을 만드는 부분의
겉의 검은 부분을 빼고 만드시는 편이 밀크폼이 더 잘 만들어져요.
만드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먼저 증기 다이얼(크레마니아는 제품 위쪽에 있슴)을 돌려서 증기를 배출하면 되요.
처음엔 뜨거운 물이 좀 나와요.
그건 다른 컵에 받아서 버리고 칙칙거리면서 증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노즐의 끝을 우유에 약 1cm 가량 담궈서 거품이 부글거리고 올라오면
저그를 살짝 아래로 내리면서 거품으로 더 고운 거품을 만드다는 느낌으로
살살 돌려가며 잔 거품을 만들어주시면 되요.
처음엔 어렵지만 조금더 하다가보면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어지는데
벨벳처럼 부드러운 거품은 가정용의 한계상 무리라고 하니 하는데까지만 하세요...^^;

제법 잘 만들어진 밀크폼
이 밀크폼은 각종 맛있는 커피를 만들때 사용되는데 아이스커피류를 만들때도
우유는 차가운 걸 넣어도 밀크폼은 더운걸로 만들어서 스푼으로 떠서 얹어준답니다.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를 마실때는 1인용으로 30ml를 추출해서 마시지만
카푸치노 더블이라던가 휘핑 크림 등이 들어가는 메뉴일 경우에는
두배인 60ml의 에스프레소를 사용하더군요.
요렇게 에스프레소에 휘핑크림과 데운 우유를 넣으면 카푸치노...
카푸치노에 우유와 밀크폼을 넣는 방법은 먼저 에스프레소를 진하게 내려서 잔에 담고
그다음엔 우유 거품을 만들어서 스픈으로 떠서 잔에 채우구요.
마지막으로 가운데로 얌전하게 더운 우유를 부어서 양을 맞추면 됩니다.

요건 까페 카푸치노 콘판나 라고 에스프레소에 밀크폼, 우유 그리고 샹티크림을 얹은 거에요.
샹티크림이라는 건 생크림이랑 같은 말인데
생크림 10대 설탕 1의 비율로 휘핑을 해서 만든 거에요.
케이크 만들때 많이 사용하는거죠.

아메리카노
30ml의 에스프레소에 끓인 물 130ml를 더하면 레귤러,
끓인 물 250ml 를 더하면 아메리카노...

아이스 아메리카노
60ml의 에스프레소를 얼음을 꽉 채운 잔에 부어주고 생수 150ml를 넣어주면 됩니다.
설탕과 물을 1대 1 비율로 넣고 젓지 않고 끓여서 만든 시럽과 함께 내면 됩니다.

카라멜 모카
재료
에스프레소 30ml 한잔 혹은 잔의 크기에 따라 두잔 (전 두잔으로 했어요)
카라멜 시럽 30ml, 우유 100ml, 휘핑크림
에스프레소 뽑고 잔 아래에 카라멜 소스 30ml 넣어주고
우유 데워서 채우고 휘핑크림으로 마무리 그리고 카라멜 소스로 장식하면 됩니다.
서점에 가시면 커피에 대한 책이 몇가지가 있어요.
잘 보시고 기능면보다는 다양한 메뉴가 있는 걸 골라서 구입하시면
집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얼마든지 만들어 드실 수 있어요.
참, 커피를 만들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도 중요한 거 아시죠?
가정용은 매일매일 만들어 먹지 않을 가능성이 많아서
더더욱 청소에 신경을 쓰셔야 해요.
분해할 수 있는 건 모두 분해를 해서 부드러운 솔과 깨끗한 천으로
미지근한 물에 잘 닦아서 말려서 두셔야 다음에도 내내 맛있고 깨끗한 커피를 드실 수 있답니다.
(사실 청소가 귀찮아서 커피를 잘 안마시게 되는 불상사도 있어요 ㅎㅎㅎ)
아래는 출처가 기억나지 않는데 어떤 외국 사이트에서 퍼놓은 이미지에요.
에스프레소를 이용한 다양한 커피를 그림으로 만들었는데
대충 들어가는 양과 재료를 보시면 따라하실 수 있을 거 같네요.



날씨가 더워져서 이젠 차가운, 맛있는 커피가 그리운 계절이에요.
앞으로도 종종 맛있는 커피 만들어서 먹으려면 다시 커피 공부 좀 해야겠어요.
한동안 에스프레소를 내려먹지 못했는데 내일은 간만에 커피 좀 마셔야겠는데요^^
비밀닷컴 덕분에 지난 글들이며 사진들 들여다보면서
향긋한 커피를 기억해서 좋았네요.
자, 좋은 하루 보내시고 커피처럼 향긋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비밀닷컴(www.bemeal.com)의
'비밀 다이어리-마야의 놀이터'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