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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my family

우리 달이...




오늘 제가 키우는 강아지 달이 수술을 했습니다.
제가 패키니즈 남매를 키우고 있는데요.
재작년인 2006년 8월 7일 진짜 삼복더위에 태어난 아이들이라죠.
이녀석들의 엄마인 몽이를 친정에서 키우는데 몽이가 첫번째로 낳은 아이들이
제가 키우는 별이랑 달이 이 두녀석이에요.
엄청난 난산 끝에 태어난 아이들이라서 특히나 첫번째로 나온 달이는
태막이 다 찢어진 상태로 나와서 탯줄이 너무 딱 붙어있어서
저희 친정엄마가 탯줄을 끊느라 아주 애를 먹으셨다고 해요.
그러는 사이에 둘째 별이가 태어났고 저희 엄마가 늦게 보신 덕에 벌써 몸이 약간 차가워지고 있었다는군요.
엄마가 울면서 기도하면서 입으로 직접 인공호흡까지 하고는
따뜻한 전기장판에 올려뒀더니 잠시후에 사람처럼 에칫 하고 재채기를 하고는 숨을 쉬더랍니다.
정말 엄청 더운 날이었는데 두녀석을 받고나니 엄마가 완전 땀에 목욕을 할 정도였답니다.
그렇게 태어난 두 녀석이 둘다 너무 예뻐서 남에게 주지 못하고 결국 제가 두녀석을 다 돌보게 된거라죠.
첫째인 달이는 남자 강아지, 둘째인 별이는 여자 강아지인데
달이는 너무 난산이었어서 탯줄을 끊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지 탈장이 아주 심했어요.
패키니즈나 시츄 같은 입이 뭉툭한 견종은 워낙 탈장이 많다고들 하는데
저희 달이를 보신 의사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탈장 부위가 큰 경우는 처음 봤다 하실 정도였어요.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아이 주먹만하게 배가 나와있었거든요.
탈장이라는 건 배 안쪽의 복막이 열려 있어서 장의 일부가 밖으로 나오는 걸 말하는데요.
물론 겉에는 피부가 있지만 안쪽에 근육등이 없어서 피부가 장을 그대로 받치고 있는 거에요.
일단 겉 보기에도 부담스럽지만 만에 하나 배쪽을 다치게 되면
달이 같은 경우엔 그대로 장이 쏱아져나올테니 상당히 위험한거죠.
물론 집안에서 배가 찢어질 정도로 긁힐 일이 많지는 않지만요.
탈장 부위가 작은 경우엔 장의 일부가 나와있어서 음식이 그 곳에 고이면 괴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저희 달이는 탈장 부위가 너무 커서 장의 일부가 아니라 거의 전체가 다 나온지라 괴사 걱정은 없지만
혹시나 다칠까봐 늘 걱정이었어요.
수술 과정이 배를 열어서 복막을 연결해줘야만 하는 개복수술인지라 너무 어릴때는 못하고
1살 정도 된 다음에 하는 게 좋다고 했는데
비용도 만만치 않고 게다가 건강하게 잘 사는 아이를 괜히 수술 시켜서 잃게 될까봐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답니다.
그러던 참에 어차피 남자아이는 중성화 수술도 해야하는데 강아지 숫놈들은 다리를 들고 쉬를 하잖아요.
이게 어릴때는 여자 강아지처럼 앉아서 하다가 자라면서 다리를 들게 되거든요.
강아지를 키우는 많은 분들 말씀이 중성화 수술이 너무 늦어서 다리를 들고 쉬를 하게 되면
수술을 해도 계속 그렇게 한다면서 집안에 여기저기 마킹을 하면 곤란하니까 미리 하라 하네요.
이래저래 수술을 해야하는지라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오늘 수술을 시켰습니다.
아침에 남편이 달이를 데리고 병원에 데려다주고 오후 6시경에 데리고 왔는데요.
신랑 품에 안겨서 집으로 돌아온 달이는 사람한테 놀라서 그런지 제가 곁에 가도 안심을 못하고
정말 정신없이 떨어대더라구요.
붕대를 칭칭 감고 앞발에는 혈관주사를 끼운 상태로 거기에도 붕대를 감고
그리고 눈도 제대로 못뜨고 떨어대는 달이를 보자니 눈물이 왈칵 쏱아졌습니다.
미안해 달이야... 아프게 해서 미안해... 계속 이말만 중얼거리면서 끌어안고 한참 울었어요.
선생님 말씀이 열어보니 보기보다 더 심각해서 복막의 일부가 안닫힌게 아니라
거의 다 열려있다고 봐야 하더라구요.
그래서 수술부위가 생각보다 너무 넓어졌다 하네요.
남자 강아지의 경우엔 아기때는 없다가 자라면서 뱃속의 고환이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답니다.
저희 달이의 경우엔 자라면서 배에 힘이 들어가면 고환이 몸 밖으로 밀려나와야 하는데
탈장 부위가 워낙 크다보니 배에 힘이 들어가면 밑으로 힘이 받는게 아니라 앞으로 쑥 탈장인쪽만 더 나오니
고환이 내려오지 못하고 안에 있는 잠복고환이라는 거였어요.
그것도 안에 있으면 5살쯤 됐을때 암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해요.
이래저래 수술을 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까지 배를 열자니 10센티는 찢어야겠더래요.
수술 부위가 너무 크면 회복도 힘들고 배변할때 힘주다가 도로 찢어질수도 있으니
위험해서 탈장 수술만 했답니다.
일단 탈장을 해결했으니 수술 부위가 아물고 배에 정상적으로 힘을 주게 되면
혹 고환이 정상적으로 내려올수도 있으니 한 석달 두고 보자고 하네요.
만약 그렇게 안된다면 석달 후에 또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그때도 개복 수술일텐데
지금 달이의 모습을 보면 또 수술을 시킬 엄두가 안날거 같아요...
게다가 제가 미루다가 수술이 늦어져서 연결해야할 복막 부위가 근육화가 되서
잘 연결이 되고 아물지도 좀 두고봐야겠다구요.
더 어릴때 작년에 빨리 했어야 했는데... ㅠ.ㅠ
초저녁에 집으로 와서 내처 누워서 힘들게 숨을 내쉬던 달이가 저녁으로 시저 캔 약간이랑 북어국물을 먹고
한숨 자다가 갑자기 그 몸으로 침대에서 후딱 뛰어내리네요.
깜짝 놀라서 가보니 방 앞의 발판에서 쉬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 와중에도 침대에서 쉬를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오늘은 침대에 실례를 해도 용서를 해줄 수 있는데...
그리고는 그대로 발판에 쓰러지더라구요.
미안해... 아프게 해서 미안해......
저녁으로 약간이나마 어렵게 음식을 먹은 달이는 조금씩 움직이기도 하고 돌아눕기도 하면서
지금 신랑 옆에서 잠을 잡니다.
달이가 아프지말고 얼른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어요.
다시 먹을 거 달라고 땡깡 떨고, 자고 있는 제 머리를 벅벅 긁어서 깨우는 그런 씩씩한 달이가 되주길 바래요.


이건 지난 1월16일에 찍은 사진이에요.
미용을 무려 일년가량을 안했어서 완전 사자가 따로 없네요...^^
이때 만지면 털이 풍실풍실해서 감촉이 너무 좋았어요.


달이~ 하고 부르면 저런 표정으로 돌아봅니다.
왜에~? 하는 거 같아요...
제 블로그 이웃 중 한분 말씀으로는 달이가 무한도전의 도니를 닮았다네요.
어딘지 어색한 모습이요 ㅎㅎㅎ


잘 짖지도 않고 착하고 순한 달이...
먹을 거 앞에선 간혹 이성을 잃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착하고 순해요.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도 낑 소리 한번 내는 법이 없어요.
움찔 한번이면 끝이죠...^^


요 사진은 구정 직전에 미용을 하고 나서에요.
구정때 시댁에 가야하는지라 친정에 며칠 맡겼는데 털이 너무 날릴거 같아서
급하게 미용을 하고 엄마네로 보내졌었어요.
이렇게 밀어버리니 털이 풍신한 느낌은 없지만 또 나름 귀여워요.


잘 보면 별이도 보이는 사진... ㅎㅎㅎ
잘 찾아보세요....
털을 깍아놓으니 이불속으로만 기어들어가더라구요.
이불 속을 보시면 별이 한쪽눈이...^^;


도니를 닮은 어색한 달이...


덩치도 큰게 달이는 제 컴퓨터 의자에 가끔 올라가 앉고 해요.
더 작고 날렵한 별이는 올라갈 엄두도 못내는 높이인데 말이죠...
패키들이 점프력이 아주 떨어지거든요...^^;
그런데 달이는 의자에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저러다가 가끔 아예 책상으로 올라가서는
키보드 위에 눕기도 한다는... ㅎㅎㅎ


달이야 어려운 수술 잘 참아주고 견뎌줘서 고마워...
이제 회복 잘 되도록 잘 먹고 잘 자고 잘 이겨내주길 바래.
엄마랑 아빠랑 별이랑 우리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