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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korean

묵은지를 이용한 우거지새우젓찌개, 장마철에 딱이야~




하늘은 약간 좀 흐리지만 그래도 반가운 금요일 저녁 입니다.
원래 어제 저녁에 비오는 날 어울릴만한 요리 하나 올려드릴려고 했는데
어제 저녁에 급 친한 동생 호출을 받았어요.
한동안 집에서 알바하느라 꼼짝을 못했더니 좀 쑤시다구요.
명동에서 보자고 연락이 와서 신랑도 야근이겠다 하던 일 내던지고 슝 날아가서는
명동성당 앞에서 만나서 할리스에서 션한 아이스커피에 와플 먹어주시공...
(와플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 아니었는데 간만에 먹으니 어찌나 맛나던지^^;)
그리고 명동 돌아다니다가 저녁 먹고 퇴근하는 신랑 만나서 집에왔답니다.
그래서 어제 요리 업뎃을 못했어요.
비록 오늘 비는 안오지만 어제 올리려고 했던 비오는 날 어울리는 요리 하나 보여드릴께요.
일명 묵은지를 우거지로 만들어 끓이는 새우젓찌개 입니다.
물론 진짜 우거지로 만들면 더 맛있을거 같은데 저희집에서는 늘 이렇게 해먹은지라
진짜 우거지로 만드는 버젼은 잘 모르겠네요.
아마 김장김치 아직 가지고 계시는 집들도 많으실텐데 이젠 김장김치 맛없죠.
보관 잘 하셨으면 라면에 먹기에 아주 좋은 집들도 있겠지만요^^
이 찌개는 만드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고 재료도 착한데 대신 시간이 좀 걸려요.
준비 하는 시간도 좀 걸리고 끓이는 시간도 좀 걸리고...
보여드릴께요.

묵은지로 만드는 우거지찌개
재료
묵은지 2쪽,
다진마늘 2~3큰술, 새우젓 한큰술, 기름 대여섯큰술, 마른 다시마 두쪽, 마른 홍고추 한두개

만들기

1. 먼저 묵은지를 우거지화 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묵은지 두쪽(큰거는 두쪽, 작은 건 세쪽) 정도 꺼내셔서
흐르는 물에 사이사이의 양념들을 잘 씻어서 찬물에 담궈둡니다.
2박 3일 가량 중간에 물 자주 갈아가면서 묵은지에서 김치맛이 빠져나오도록 해주셔야 해요.
여름이니까 냉장고에 넣어두고 하루에 두어번쯤 꺼내서 물 새로 갈아주기를 해주시면서
3일 정도 되면 살짝 뜯어서 먹어보면 김치의 새콤한 맛은 사라진, 우거지 상태가 되요.
우거지는 아시죠?
절인 배추의 겉잎을 뜯어서 김치 위에 덮어둔 거요.
그건 소금에 절여진 상태이긴 하지만 양념엔 안버무린거고
김치의 향은 갖고 있는 상태잖아요.
요즘엔 우거지로 덮는 집들이 거의 없어서 우거지 구하기가 힘들지만요.
이 과정을 잘하셔야지 물을 덜 빼면 우거지찌개가 아니라 김치찌개 맛이 나요...^^;
그리고 한번 끓일때 준비과정부터 끓이는 시간도 좀 걸리니까
양을 넉넉하게 끓여서 냉장고에 두고 드시는 편이 좋아요.
묵은지가 많으면 넉넉하게 한 솥 끓여서 이웃이랑 나눠드세요.


2. 냄비에다가 우거지화 시킨 묵은지를 넣고 다진마늘 두세큰술, 새우젓 한큰술 듬뿍,
그리고 들기름 세큰술에 포도씨유 세큰술 넣고 주물주물 주물러줍니다.
양념이 묵은지에 배어들라고 그러는거에요.
이 찌개는 기름이 넉넉하게 들어가야 해요.
기름기 김치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넉넉하게 넣고 끓이셔야 맛있답니다.
들기름만 넣으면 향이 너무 진할테니 들기름 세큰술에 포도씨유 세큰술 넣었어요.
올리브유는 향이 강해서 별로 안맞고 포도씨유 없으면 그냥 일반 콩기름 넣으시면 되요.


3. 여기에 말린 다시마 두세쪽, 칼칼하라고 마른 홍고추 2개 정도 넣고
물 넉넉하게 붓고 센불로 푹 끓입니다.


4. 중간에 물이 졸아들면 물 보충해가며 오래 끓여요.
언제까지?
묵은지의 윗동의 단단한 살 부분이 흐물흐물하게 물러질때까지요.
연하게 죽 찢어질 정도로 흐물하게 잘 무르면 마무리로 소금으로 간 보고
만약 다시다 등의 조미료를 쓰시는 분이라면 요때 약간 넣으시면 되구요.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를 약간 넣으셔도 되요.
많이 말고 한스픈 정도 될까 말까 요정도...


김치가 완전히 무르고 국물이 자작하게 있을 정도면 완성 입니다.


김치 한쪽을 통째로 살살 건져서 그릇에 담고 윗동만 뚝 잘라서 드시면 되요.
너무 색이 밋밋해서 고추 몇개 올려봤어요.


어떤 맛일까요?^^
김치는 젓가락을 대면 부드럽게 찢어지고 새우젓 국물에 김치에서 나온 맛까지...
짭잘하고 부드럽고 고소하고 아주 맛있어요.


제가 요거 예전에도 한번 소개를 해드린 적이 있는데
친정엄마가 잘하시는 찌개 랍니다.
엄마가 친한 분이 저희집에 놀러왔다가 이거 드시고 반해서는
남은 거 다 싸들고 가시고 겨울내내 이거 드시러 들락날락하시더니
요거 드신 겨울 지나서 결혼 10년만에 딸 둘 끝에 아들 낳으셨다죠 ㅎㅎㅎ


곁들이기는 생선구이 같은 것도 잘 어울리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비오는 날은 부침개...^^
김치전 두어장 부쳐서 같이 먹었어요.
음... 그러고보니 식탁에 김치밖에 없구낭 ㅎㅎㅎ


역시 이런 요리엔 소주보다는 막걸리...
신랑한테 퇴근하면서 막걸리 한통 사와 했더니 욕심 많은 울신랑,
두통이나 사와서는 저거 한통 아직도 냉장고에 있어요^^
원래 막걸리는 밥그릇이나 사발에 마셔야 하지만 걍 맥주잔에...^^


금방 한 뜨끈한 밥에 김치 쭉 찢어서 올리면~
아~ 하세요~^^



준비과정이 번거로워서 그렇지 정말 맛있어요.
끓이기 시작하고 얼마 안되서 간을 본다면 이게 요리가 되는거야? 하고 의심하실거에요.
걱정마시고 푹 오래 끓이세요.
기가 막히게 맛있는 찌개가 됩니다.
오래 끓여서 모든 재료가 다 서로 어우러지고 녹아들어서 맛을 내거든요.


오늘 저녁에 김치 씻어서 두신다면 일요일 저녁에는 만들어 드실 수 있지 싶네요.
중간에 물 자주 갈아서 김치맛을 완벽하게 빼주는 거 잊지마시구요.
기름 넉넉하게 부어야 연하게 야들야들하게 됩니다.
이젠 맛없어진 묵은지 마지막 포기까지도 알뜰하게 드세요~^^




좋은 밤 되세요~






마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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