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우우우 진짜 바람이 겁나게 부는 화요일 오전 입니다.
어제 넘 하루종일 돌아다닌 끝에 고단해서 기절하고 잤고 아침에 일어나니
꾸물한 하늘에 정말 무섭게 바람이 부네요.
창문들이 쿠릉쿠릉 앓는 소리를 내고 있어요.
이번주에 널널한 날이 오늘 하루밖에 없을거라서 오늘 이불이랑 베게 커버를 빨아야 했는데
날씨가 이 모양이라서 고민하다가 결국 빨래 하고 있습니다.
(하기야 빨래는 내가 하는게 아니라 세탁기가 하지만서도 ㅎㅎㅎ)
정 날씨가 안도와주면 건조기라도 돌려야겠어요.
어제는 낮에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꼭대기에 있는,
인터콘티넬탈 호텔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점심 약속이 있었구요.
밥 먹고 다른 볼일 보고 어쩌고 저쩌고 했더니 저녁 7시...
신랑 회사 앞으로 가서 신랑 만나서 같이 퇴근을 했지요.
밥 할 시간이 없어서 뭐 먹을까 했더니 저 먹고 싶은 거 고르랍니다.
닭백숙 먹을까? 그건 싫어 고기 먹을까? 그것도 별로...
아놔... 그럼 쌀국수 먹을까? 끄덕끄덕...
진짜 울신랑 넘 변했단 말이지...^^;;;;;;;
어쨌든 그래서 몇달전부터 찜해뒀던 가게로 고고고~
경리단길 새로 생긴 베트남 음식점 르 사이공
반포대교와 남산3호 터널 사이에 경리단이 있어서 이 길을 경리단 길이라고 불러요.
반포대교에서 남산3호쪽으로 가는 방향으로 길을 따라서
작은 까페들이며 식당들이 조로록 늘어서 있는데 요즘 점점 새로 생기는 가게들이 많아요.
이 동네가 번잡한 이태원에서 살짝 벗어나 호젓한 까페길로 요즘 각광 받고 있지요.
언젠가 지나가다가 이 르 사이공이 공사를 하는 걸 보고 찜했었는데
일부러 두어번 가봤건만 그때마다 문이 닫혀있어서 발길을 돌렸는데
드디어 세번째 방문했습니다^^
추운 날 쌀국수보다 더 나은 건 없다~
요거 정말 동감...
물론 더 나은 게 없다는 표현보다는... ㅎㅎㅎ
뭐 갈비탕도 있고 해물탕도 있고 우리나라 음식도 많지만요.
사실 술 마신 다음날 쌀국수 보다 더 나은 건 없다에 한표이지만요...^^
실내 모습
식당 자체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둘이 앉을 수 있는 정사각형의 작은 테이블이 총 8개인가...
벽에는 베트남 풍경 사진이 붙은 액자가 빼곡하게 붙어있구요.
벽쪽 자리에 여자분이랑 남자분이 쌀국수에 와인 한잔씩 하고 계셔서
벽쪽 사진을 못찍었네요...
어차피 사람이 사진에 나와도 모자이크 처리 하겠지만
제가 사진을 찍을때 찍히면 기분 나쁘실까봐...^^
들어오는 입구쪽 유리창엔 요런 장식들이...
개구리 물고기 사슴?
요거 참 귀엽더군요.
테이블엔 냅킨, 젓가락, 소스볼, 중국식 스푼 대기~
가격대가 나쁘지 않았어요.
보통 베트남 식당 가면 에피타이저로 짜죠 하나 고이꾸온 하나
그리고 쌀국수 두개나 쌀국수랑 밥종류 하나 이렇게 주문하는데
어제는 제가 그리 배가 고프지 않은 관계로 짜죠만 주문~
짜죠 3pes 가격 4,500원
짜죠 라는 건 베트남식 튀김 만두 입니다.
쌀국수와 갖은 야채, 돼지고기 등으로 속을 만들어서
라이스 페이퍼에 말아서 튀긴 음식이에요.
상추랑 같이 주면 더 좋은뎅...
속은 요렇게...
음... 가격은 참했는데 당근을 넘 굵게 썰었고 속이 살짝 부실하다 싶네요.
역시 짜죠는 압구정동의 리틀 사이공이 아직까지는 최고 입니다.
포호아나 포베이 등등의 체인점들은 다 시판되는 냉동제품 쓰는데
그건 짜죠 라고 부르지 말라고~ 버럭~
그나저나 에피타이저로 주문한건데 실제로는 국수랑 밥이랑 나온 후 제일 마지막에 나와준... ㅡㅡ;
짜죠엔 고추를 송송 썰어넣은 짭조름한 소스가 같이 나오긴 하지만
쌀국수와 먹는 매운 스리라차 칠리소스를 찍어 먹어도 맛있어요.
스프링롤은 2개에 삼천원인데 담엔 그거 먹어봐야징...
베트남식 폭찹 가격 8,000원
불향이 확 풍기는 짭조롬하고 아주 맛있는 돼지고기 구이에다가
밥이랑 무 피클, 할라피뇨 피클이 같이 나와요.
요거 보기보다 밥의 양이 많더라구요.
고기는 야들야들하고 잡내 없이 아주 맛있어요.
직화로 구워서 불향도 확 풍기구요.
포크랑 나이프를 줘서 고기를 잘라서 밥이랑 같이 먹으면 되는데
일본식 덮밥처럼 걍 밥에 얹어서 떠먹으면 되요.
사실 국물이 따로 나오는 게 아니라서 요건 꼭 누구랑 같이 갔을때 쌀국수 하나 시키고 주문해야 해요.
고기랑 밥도 사이좋게 나눠먹고 스푼에 밥 담아서 쌀국수 국물에 적셔 먹으면 굿~^^
쌀국수 셋팅 준비 완료~
생숙주 한웅큼이랑 절인 양파, 고수, 그리고 라임인가 레몬인가 한조각...
색을 보니 라임인거 같기도...
어쨌든 저 오른쪽에 녹색잎이 고수이니 안좋아하는 분들은 빼고 쌀국수에 넣으시면 될듯...
요기에 매운 스라라차 핫소스랑 호이신(검은색의 해선장) 소스 통 한개씩~
소고기 샤브 쌀국수 S 사이즈 가격 8,000원
L 사이즈는 9,500원인데 세명이서 나눠먹을 생각이거나
어지간히 양 많은 분 아니라면 작은 사이즈이면 충분해요.
일하는 분이 요거 가져와서 신랑 앞에 주셨는데
우리 신랑 킁킁 냄새 맡아보더니 아~ 맛있는 냄새 난다... 이러는 거에요!!!!!
세상에나...
4년전 처음 결혼해서 쌀국수 먹으러 두번인가 갔을때
아무래도 자기는 베트남이랑 안친한 거 같다면서 쌀국수는 다른 사람이랑 먹으라던 사람이!!!!!!
물론 본인 스스로도 쌀국수 냄새가 맛있게 느껴지는 게 신기하다는군요 ㅋㅋㅋ
정말 쌀국수는 거의 왠만한 사람은 억지로라도 딱 다섯번 정도 먹이면
그 후로는 스스로 알아서 찾아가며 먹는, 아주 중독이 강한 음식이라니깐요... ㅎㅎㅎ
아우우우 사진만 봐도 좋다... ㅠ.ㅠ
저 국물 한사발 지금 당장 들이키고 싶어요... ㅠ.ㅠ
접시의 숙주와 양파절임, 고수를 다 쓸어서 넣어주고...
숙주는 국수그릇의 국수 밑으로 깔아두면 금방 노골하게 숨이 죽어요.
작은 사이즈라서 그런지 고기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저렇게 야들하고 얇은 고기들이 들어있어요.
일단 국물 한모금 맛 보고 그 다음엔 매운 소스 듬뿍 해선장 소스 약간 뿌려서 휘휘 잘 섞은 후
맛있게 땀흘리며 먹으면 되지요...^^
신랑 덜어주게 작은 볼 하나 달래서 덜어서 신랑이랑 둘이서 신나게 잘 먹었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사준 멋진 울신랑...
저 미소는... 음... 저건 나한테만 보여주는 착한 미소인데 ㅎㅎㅎ
이 경리단길에 진짜 맛있는 집, 신기한 집들이 많아요.
타코로 유명한 타코 엔칠라다, 그 유명한 썬더버거, 만나 데리야끼, 스텐딩 커피 등등..
이 르 사이공 양쪽으로 부다스 벨리와 케밥집 이스탄불이 나란히 붙어있어서
배고플때 가면 겁나 고민된다능...
다 유명한 집들이고 기본 이상 한다고 하니 어느집을 가셔도 좋을거 같네요.
식사하시고 나오셔서 보면 스텐딩 커피 라고 아주 작은 커피집 있거든요.
그 집 커피가 아주 유명해서 주말에는 줄서서 커피를 사요.
커피는 그집에서 사서 드시면 될듯...
저는 아직 안마셔봤습니다^^
상호-이태원 경리단길 베트남 요리 전문점 르 사이공
위치 는 반포대교에서 남산쪽으로 직진,
오른쪽으로 경리단이 나오는 사거리 바로 직전 에 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시
6호선 녹사평역 2번 출구로 나온 후 미군부대를 끼고 쭉 걷다가
경리단 사거리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시면 됩니다^^
전화번호 02-790-0336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반까지
주말에는 좀 더 늦게까지 한답니다.
연중무휴라고 하는데 저는 왜 갈때마다 문이 닫혔던 건지 모르겠어요.
오픈 초기라 그랬었나...
어쨌든 오늘 같은 날씨에 아주 딱인, 맛있고 아담한 쌀국수집 입니다.
게다가 이태원 식당들이 대부분 부가세를 따로 받는데 이집은 부가세 포함이에요^^
오늘 저녁에는 홈밀 11월 이벤트 글을 소개할듯 하고
내일은 어제 점심때 갔던 삼성동 마르코 폴로 소개 해드릴께요.
사실 오늘 마르코 폴로 소개를 하려다가 오늘 날씨에 쌀국수가 딱 어울리니
요 글 먼저 소개해드렸습니다 ㅎ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마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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