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기침감기로 아주 고생을 죽도록 했습니다... ㅠ.ㅠ
요즘 감기가 독하다 독하다 하시던데 기침이 어찌나 폭발적으로 나던지
그냥 자다가 갑자기 터지는 기침에 며칠을 잠을 깊게 못잤어요.
이틀 기침을 하고나니 3일째쯤 되서는 폐가 뻐근하고 기침에서 쇳소리가 나더군요.
그러던 참에 지난 금요일이 친정부모님 결혼 기념일이라서
오늘 친정 가서 한근에 팔천원이나 하는 생삼겹살 사다가 구워서 거하게 기름기로 저녁 먹고
그리고 친정 아빠가 드시던 감기약 한봉지랑 나이콜 한잔 마시고는 완전 뻗어버렸습니다... ㅡㅡ;;;;;
나이콜은 미국 감기약인데 엄마 친구분이 미국에 딸 만나러 다녀오신 길에 드시던 걸 가져오셨는데
엄마가 감기가 심하게 걸렸을때 가져다 주셨다는군요.
전에 제가 미국에서 잠깐 살았을때도 이 약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요.
시럽 감기약인데 거의 모든 약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하는 미국에서
슈퍼에서도 간단하게 살 수있는 국민감기약쯤 되겠습니다.
문제는 이넘이 너무나 독해서(얼핏 듣기로 알콜 함유량이 많다나 어쨌다나... ㅡㅡ;)
뚜껑컵의 용량인 30ml 를 한잔 마시면 왠만한 장정도 바로 1시간 안에 기절한다는 약입니다.
사실 제가 원래 약을 먹으면 잠을 안자요.
아주 아기적부터 그랬다는데 감기에 걸려서 약만 먹었다하면 밤새도록 안자고 칭얼거렸다는군요.
어른이 되서는 심지어는 딱 한번 수면유도제를 먹어봤는데 그때도 여전히 잠이 안오더라구요.
미국에서 처음 이 나이콜을 먹었을때가 20살이었는데 그땐 한 술 해서 그랬나 젊어서 그랬나
나이콜을 한잔을 마시고도 잠을 안자서 결국 새벽 4시가 넘어서 잔 기억이 나요.
하긴 그때 주말이었어서 친구들이 옆에서 술 마시고 놀고 있어서도 그랬겠죠.
암튼 누워서 계속 말참견을 하고 있자니 다들 처음엔 얼른 자라고 하다가
나중엔 나이콜 먹고 잠 안자는 사람 처음 봤다며 저보고 독하다고 혀를 내두르대요... ㅎㅎㅎ
그러던 저였는데 이젠 늙은건지 아니면 다른 종류의 감기약과 함께 먹어서 그런건지
저녁 먹고 30분쯤 지나서 감기약 한봉지랑 나이콜 한잔 마시고 1시간 가량 있다가 일어서서 집에 오려는데
눈이 뻐근하고 발 딛는 기분이 허당거리는게 약하게 마취가 된거 같더군요.
걸어서 20분 가량 밖에 안걸리는 거리를 결국 택시를 타고 와서는
마치 시체처럼 다섯시간 가량 뻗어서 잤습니다.
결국 또 일어나서 이러고 있지만요... ㅋㅋㅋ
어쨌든 거짓말처럼 기침은 멈췄어요.
좀 살거 같네요...^^
한국에서는 나이콜 구할 방법이 없나?
엄마네에 반병 남은걸 홀랑 집어와 버렸으니 하나 사드려야겠고 저도 한병 더 있어야 할거 같아서요.
그나저나 상당히 위험한 방법이었습니다.
약을 두가지를 섞어 먹다니... ㅡㅡ;
효과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쇼크라도 났으면 어쩔뻔 했스... ㅡㅡ
지금 찾아보니 나이콜에 덱스트로메토르판 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한국에선 수입을 안한다는군요.
그게 환각을 일으킬수도 있는 몰핀 성분의 약 래요.
너미널인가 하는 이름의 감기약을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마약 대용으로 다량을 복용을 한다고들 하는데
거기에도 같은 성분이 있다는군요.
미국 식약청이 우리나라보다 덜한건가? 아니면 우리나라 제약회사의 힘이 강해서 그런건가 의문... ㅡㅡ;
미국에서 멀쩡히 유통이 되는데 우리나라에서 금지인 걸 보면 왠지 다른 방향으로 의심이...^^;
나이콜 병을 보면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은 이 물약 15ml 기준으로 15mg 들어있다네요.
덱스트로메토르판 제제 [Dextromethorphan Hbr]
모르핀 등 아편계 알칼로이드의 합성화합물로서 향정신성의약품의 일종...
어쨌든 환각을 일으킬 목적으로는 이걸 다량을 먹어야 한다는데
나이콜은 아주 지독하게 맛없는 물약임으로 다량 복용은 왠만한 정신력으론 힘들다고 봄 ㅋㅋㅋ
알약이면 한번에 여러개를 털어넣고 삼키면 되지만 말이야...^^;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환각까지 일으킬수 있는 약을 미국에선 의사의 처방전없이도 살수 있는
일반 드럭 스토어나 슈퍼에서도 파는걸까?
미국은 마약이 흔해서 이런건 안먹나?
암튼 이렇다니 혹 저처럼 가정에서 나이콜이나 덱스트로메토르판이 포함된 성분의 약을 가지신 분들은
얼른 아이들 손에 안닿는 곳으로 옮기시길...
어쨌든 걍 아프지 맙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