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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korean

묵은지 닭도리탕, 혹은 김치 닭매운찜




오늘도 화창하고 맑은 수요일 입니다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일찍 일어나 설치고 있는 마야에요.
어제 오늘 날씨가 좋아서 빨래하기에도 좋고 뭔가를 하기에 참 좋네요.
어제는 일찍 일어나서 업뎃하고 신랑이 덮던 이불이랑 베겟잇 빨래해서 널고
그러고는 낮잠 한숨 ㅎㅎㅎ(아 주부의 편안함이여...^^;)
낮엔 동네 슈퍼에 쫄쫄 내려가서 닭한마리 사와서는 저녁때 닭도리탕을 끓여먹었어요.
요즘 저희 신랑이 감기라서 몸 상태가 영 메롱이거든요.
일단 콧물이랑 목감기라서 코가 막혔으니 머리도 좀 아프고 멩멩 거리는 소리가 나구요.
코가 막히면 음식맛을 잘 못느끼니까 입맛도 그닥 없는 거 같고...
이럴때 닭백숙을 해주면 좋겠구만은 신랑은 허연닭을 그닥 안좋아하시는지라
닭도리탕 먹을래 김치제육볶음을 먹을래? 하고 전화해서 물어보니 제육볶음 해달래요.
응? 제육볶음? 아직 좀 아픈데 기름기가 넘 많은건 좀 그렇지 않아? 하면서
닭도리탕으로 은근 밀기...
그래 그럼 닭도리탕... ㅋㅋㅋ
아, 닭도 새라는 단어의 일종이고 도리도 일본말로 새라는 뜻이니 말 안되는 소리인데다가
일제시대의 잔재인 단어라고 쓰지말라는데 자꾸만 닭도리탕이라는 단어가 더 친숙하니...
이젠 고쳐야지 하면서도 잘 안되네요... 반성해야지...
어쨌든 그럼 닭매운찜... 머야... 이건 찜닭 같은 느낌이잖아... ㅡㅡ;
그럼 닭매운탕? 이것도 이상한데...
역시 닭도리탕... ㅠ.ㅠ
하여튼간에 그래서 닭도리탕 하려고 닭을 사왔는데 왠지 묵은지를 좀 넣어서 만들면 맛있겠다 싶은거에요.
요거 맛이 희안하게 되는 거 아닐까...
가뜩이나 신랑 입맛도 없는데 싶었지만 과감히 도전~
결론은 대성공이었답니다.
보여드릴께요. 

묵은지 닭도리탕, 혹은 김치 닭매운찜
재료
닭한마리(절단된 걸로) 중간 크기, 묵은지 4분의 1포기,
감자 2개, 양파 1개, 당근 반개, 청양고추 5개, 홍고추 2~3개, 대파 1뿌리
닭 재움 재료
고운 소금 1티스픈(꽃소금일 경우 반큰술), 후추가루 넉넉히, 소주나 요리용 술 3큰술
양념장 재료
고춧가루 5큰술, 간장 3큰술, 국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반, 설탕 반큰술, 요리용 술 2큰술,
들기름이나 참기름 1큰술, 뜨거운 물 50ml

만들기

1. 먼저 닭도리탕용 절단 닭 한마리를 사다가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넘 걸레가 되게 너덜거릴 정도로 씻을 필요는 없지만
갈비뼈 같은 뼈 근처의 피찌꺼기등은 잘 제거를 하셔야 냄새가 안나요.
그리고 닭의 사이사의 노란 버터 같은 지방 덩어리도 가위로 자르던지 떼주구요.

닭도리탕 만들때 닭을 미리 데친다는 분도 많은데
저는 데치지 않는 대신에 껍질을 가능한 벗겨요.
다리 같은 부분은 잘 안벗겨지니까 냅두고
살 많은 쪽의 껍질은 훌렁 잘 벗겨지니 벗겨버립니다.

요즘 정육점에서는 닭을 한마리를 갖다가 절단해주는 게 아니라
이미 절단되서 나오는 팩에 들은 걸 주더군요.
한마리에 오천얼마 줬는데 꽤 크기더라구요.

씻은 닭은 체에 잠깐 받쳐서 물기를 빼고
술이랑 소금, 후추 넣고 주물럭 거린 후에 30분 정도 재웁니다.
닭을 재울 동안 야채 손질하고 양념장 만들어두면 시간 딱~


2. 양념장을 만듭니다.
고춧가루 5큰술에 간장 3큰술, 국간장 2큰술 넣고 다진 마늘 한술 반 듬뿍,
그리고 들기름 한큰술 넣었구요.
요리용 술도 약간, 뜨거운 물을 넣어서 잘 개어둡니다.
뜨거운 물을 넣으면 이런 매운 다대기는 매운 맛이 확 잘 우러나요.
뜨거운 물 끓이기 귀찮으면 그냥 술만 더 넣거나 물을 좀 넣어도 OK~
닭도리탕 양념에 고추장 넣는 분들도 많은데 전 그냥 고춧가로로만 맵게 하는게
고추장 특유의 텁텁한 맛이 없어서 좋더라구요.
대신 고춧가루는 일반 고춧가루랑 매운 고춧가루를 섞어서 씁니다.
어제는 일반 고춧가루 3큰술에 매운 고춧가루 2큰술 넣었어요.
청양골 예진네 고춧가루 넘 잘샀어요... 킹왕짱 맛있어 >.<
간장은 그냥 보통 사용하시는 진간장으로만 해도 되는데
간장양념은 다 국간장을 좀 섞는 게 더 맛있는 거 같아요.

3. 야채 손질 컷을 안찍었네요.
감자 2개는 껍질 벗기고 반 갈라서 다시 4등분 정도로 한입크기로 잘라서
모서리 돌려 깍아서 준비하고
당근도 감자 크기 정도로 잘라서 모서리 돌려깍아서 준비했어요.
양파는 반 갈라서 큼직하게 2~3번 정도 잘랐구요.
청양고추도 숭숭 크게 썰어주고
대파는 큼직하게 어슷 잘라서 하얀 부분이랑 잎부분을 따로 둡니다.
흰 부분은 미리 넣고 끓이고 파란 잎부분은 나중에 완성 직전에 넣어야 색이 안죽거든요.
감자나 당근 등의 야채는 확실히 모서리를 돌려깍아서 넣어주면
모양도 안흐트러지고 국물도 더 깔끔하더라구요.
희안하죠? 모서리 조금 돌려깍았을 뿐인데 모양 그대로 익는 거 보면...

4. 묵은지는 4분의 1포기 정도 준비하셔서 김치국물은 쭉쭉 짜서 대기하세요.
아예 씻어서 넣으면 어떨까도 싶었는데 일단은 국물만 짠걸로 준비했어요.
양념이 너무 많으면 양념도 좀 털어내세요.
묵은지라서 자칫하면 군내 날 수 있으니 국물은 안넣는 편이 좋아요.


5. 냄비에 재운 닭 넣고 묵은지 넣어주고 야채들 넣고
물을 넉넉하게 부은 후 다대기를 올려줍니다.
이 사진 찍고 아무래도 냄비가 작은 거 같아서 결국 냄비 바꿨다능... ㅡㅡ;
끓으면 막 흘러넘치고 튀잖아요.
청양고추랑 홍고추는 나중에 고명으로 올릴 거 몇조각 남겨두세요.


6. 다대기 풀어주며 끓이면 됩니다.
처음엔 센불로 15분 가량 끓이다가 중불로 낮춰서 뚜껑 덮고 뭉근하게 끓여요.
제 요리샘이신 요아마미님께 배운거에 의하면 한번에 다 끓여내는 게 아니라
중간에 불을 한번 끄고 식혔다가 다시 한번 끓이면 닭이 더 쫄깃하다 하더라구요.
어쨌든 저도 이렇게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때까지 끓였다가 불을 껐습니다.


7. 상에 올릴 전골냄비에 재료들 건져서 푸짐하게 담아주고 다시 한번 끓입니다.
마무리도 숭숭 썬 파랑 남겨둔 고추 올려서 한번 뒤적여 상에 내면 됩니다.
상에 휴대용 가스레인지 놓고 끓여가며 드시면 더 맛있죠.


요렇게 묵은지 닭도리탕 완성~
따로 반찬도 별로 필요없어요.
무말랭이랑 오이지만 내놓고 먹었어요.


전 왜 음식을 소복하게 이쁘게 담은 걸 잘 못할까요? ㅠ.ㅠ
어쨌든 맛은 좋았습니다.
뭐랄까 김치찌개랑 닭도리탕이 만났달까?
닭은 쫄깃하고 칼칼하고 김치는 부드럽게 익어서 죽죽 찢어지고...
감자도 포실포실 아주 맛있어요.


이건 김치가 더 예술 입니다.
김치 넣을때 포기 윗부분 자르지 말고 그대로 넣으셨다가
드실때 그 부분만 가위로 툭 잘라서는 죽죽 찢어서 밥이랑 같이 먹으면 됩니다.
제가 먹기엔 돼지고기 사태 넣고 찜 한것보다 이게 더 맛있는 거 같아요.


닭도 쫄깃하고 김치맛이 배어들어서 아주 맛있어요.
냠냠...


앞접시에 덜어서...
막 바닥에 질질 흘리고 난리... ㅎㅎㅎ

4인 정도 되는 가족이라면 이렇게 만드셔서 닭이랑 김치 먼저 드시고 나서
바글바글 남은 국물에 밥 볶아 먹으면 좋죠.
양파랑 파, 당근 같은 거 미리 다져놓고 미나리도 종종 썰어두고
김은 위생봉투에 넣어서 부셔놨다가 남은 국물에 밥이랑 요런 재료들 넣고 볶아 먹으면 죽음~
저희는 둘이서 먹는지라 그것까지 다 먹을수가 없어서 포기했어요.
닭 사러 마트 갔을때 미나리 앞에서 계속 만지작거리다가 아무래도 못먹을거 같아서 포기했죠.... ㅎㅎㅎ
그러길 잘했슴...^^;


요거 생각보다 아주 칼칼하고 맛있습니다.
물론 그냥 일반 버젼의 닭도리탕 이랑은 좀 다른 맛인데 국물이 이게 더 맛있는 거 같아요.
날 추울때 한번 더 해먹으면 좋을듯...
집에 묵은지 남은 거 있으면 도전해보세요.
단, 김치를 넘 많이 넣으시면 김치찜 됩니다요^^
너무 크지 않은걸로 4분의 1포기쯤 넣으세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마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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