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주말 보내셨나요?
오늘 월요일인데 날씨가 어째 하루종일 꾸물꾸물... ㅡㅡ;
어쩐지 비라도 한바탕 내릴거 같은 날씨인데 비 소식은 없네요.
이렇게 뿌연 안개가 있는 날은 목도 간질간질 외출 삼가해야 할 것만 같네요.
공기가 나쁜 서울 게다가 서울시내 한복판이라 할 수 있는 남산 밑자락인 한남동 사는 저로서는
이렇게 안개와 구름이 끼면 어쩐지 그게 다 스모그 같아서 불안하다니깐요.
그래서 빨래도 집안에 널고 청소 대충 하고 뭉그적거리고 있습니다.
어제 미국에서 친구 L양이 한국엘 다니러 나왔길래 저녁때 이태원에서 만났어요.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들이 L양의 한국방문에 간만에 우르르 만나서 술로 달려줬네요 ㅎㅎㅎ
사실 서로 다 먹고 사는 게 바쁘니 이런 어릴적 친구들은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면서도 얼굴 보기 힘들어서
외국에서 누가 다니러 나오기나 해야 만나게 되더라구요.
외국서 온 친구는 니들은 가까이 살아서 자주 보고 좋겠다 이러지만
우리들 너 저번에 왔을때 보고 그 후로 지금 처음 보는거야 라고 대답하기가 일쑤...^^
에효 사는 게 뭔지...
좋은 친구들 오래된 친구들 얼굴 자주 보고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암튼 미국에서 다니러 온 친구이니 먹고 싶을 메뉴가 떡볶이 순대 이런거일테니 그런 메뉴 먹으러 고고~
이태원 골목안에 숨어있는 실내 포장마차 버들골
어느날 우연히 산책 겸 골목탐방 나섰다가 골목 안에 숨은 이 집을 발견하고는
양은 주전자가 주렁주렁 매달린 외관이 맘에 들어서 담에 가봐야겠다 찜을 했는데
그후로 갈때마다 매번 손님이 너무 많아서 빈 자리 없슴... ㅜ.ㅜ
대략 4번 이상 갔지만 한번도 앉아보질 못하다가
지난 금요일 울신랑 생일날 밤에 신랑 친구들이 가있다길래 뒤늦게 합석해서 가봤네요.
그리고 어제 친구들과 함께 두번째로 갔어요.
어제 일요일 저녁인데도 8시쯤 갔더니 빈 자리 없슴... ㅡㅡ;;;
결국 6명이라고 예약을 하고는 자리 나면 전화 달라고 하고 근처 펍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있다가
빈 자리 났다는 연락을 받고 2차로 달리러 갔습니다 ㅎㅎㅎ
제가 먹고 싶다고 찜한 건 꼭 먹어야 하는, 먹을거에 대해서는 좀 끈질긴 집념이 있어요 푸하
가게 내부엔 각종 메모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어요.
이 자리에서 10년 이상을 영업했다고 하는데 10년동안 손님들이 붙인 메모들로 벽 기둥이 꽉 찼네요.
저는 그냥 우연히 지나다가 인테리어가 맘에 들어서 갔던건데
이집이 나름 꽤 유명한 집이더라구요.
이태원 버들골이라고 검색을 해보니 블로그 후기들도 많고 뉴스 기사도 뜨더라구요.
사장님이 신발공장을 하시다가 망한 후에 먹고살기 위해 지금의 자리에서 포장마차를 시작하신거라고 하네요.
가게가 겨우 열몇평 이라는데 실제로 몇평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테이블 갯수가 한 열개 좀 넘나...
막 손님이 나간 저희 뒷자리를 사장님이 치우고 계심...
저 벙거지 모자를 쓰신 분이 사장님...^^
이 가게의 성공 노하우를 책으로 내기도 했고 또 이제는 프렌차이즈 회사를 내기도 하셨으니
이 사장님이 어엿한 프렌차이즈 회사의 대표인데 여전히 가게에서 직접 손님을 상대하고 계시더라구요...
그 마인드 참 마음에 드네요.
원래 가게앞에 커다란 버드나무가 있어서 상호를 버들골이라고 지었다는데
지금은 버드나무는 없어졌지만 여전히 버들골....^^
주렁 주렁 빼곡하게 가게를 채운 각종 메모들...
아마 잘 찾아보면 유명한 사람이 남긴 것도 있지 않을까 싶은... ㅎㅎㅎ
명함들도 눈에 띄이지만
저 맨 끝에 매달린 메모의 손글씨가 너무 마음에 드는데요.
믿음, 우린 그 귀한 걸 가슴에 품고 태어났습니다...
문구도 좋지만 글씨체 진짜 맘에 들어요.
요거 폰트로 개발하셔도 이분 대박나실듯 하하하
메뉴판
양은냄비 뚜껑에 손으로 쓴 메뉴판인데 재미있네요^^
암튼 이집은 원래 해산물 모듬 같은 해물류가 인기메뉴 라고 합니다.
(이건 오늘 검색해서 알아낸거고 어제는 걍 무난한 메뉴로 주문~)
서비스 기본 안주인 홍합 콩나물국
자리에 앉으면 우선 이것부터 가져다줘요.
깊은 맛은 아니지만 칼칼하고 시원하고 담백한 국 입니다.
금방 구운 따끈한 꽁치구이
요것도 서비스...
단골이거나 아님 카메라로 사진 찍어대고 있어서 주는게 아니라 걍 손님들한테 다 주던데요....^^
금방 구워서 껍질에 기름이 자글자글하는 바삭하고 맛있는 꽁치구이를 한마리 통째로~
옆에 소금을 같이 내주는데 따뜻한 꽁치구이 한점을 소금에 콕 찍어 먹음 넘 맛나요.
요건 리필은 아마 안되겠죠?^^
식으면 맛이 덜하니까 따뜻할때 얼른 꽁치구이 먼저 먹어야 해요.
해물 떡볶이 가격 17,000원
과장이 아니라 쟁반만큼 큰 그릇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떡볶이 랍니다.
홍합 조개 새우 오징어 주꾸미 그리고 가리비도 두개나~
계란도 들어있구요.
진짜 푸짐하죠?
이집 안주들이 아주 싼 편은 아닌데 대신에 양이 장난이 아닙니다.
말랑하고 보들보들한 떡에 오뎅도 들어있고...
고추장 소스가 학교앞 분식집의 떡볶이처럼 맵고 달큰하고 아주 맛있어요.
일부러 잘 불어나지 않는 밀가루 떡을 쓴다는데
술안주는 금방 후다닥 먹지 않고 좀 오래 먹잖아요.
시간이 지나서 식어도 떡이 여전히 말랑해서 숫가락으로 똑똑 끊어먹는 재미가 있어요.
아 또 먹고싶당...^^
떡이 너무 많아서 주문할때 떡 조금만 오뎅 많이 라고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양이 많아요^^
어제 주종은 맥주 소주 청하
아주 가지가지... ㅎㅎㅎ
계란말이 가격 12,000원
계란말이 치고는 가격이 좀 세네 했더니 두툼한 계란말이가 두개나~
두툼하고 큼직한 계란말이 2개
이정도 두께로 2개를 만들려면 아마 계란이 10개쯤 들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옆에 철퍼덕 부어져 나오는 건 케첩에 파마잔 치즈 가루 뿌린 거...
어찌나 뭐든 양을 많이 주는지...^^
어지간해서는 케첩 더 달라고 하실 일 없을거 같네요 ㅋㅋㅋ
두툼한 계란말이 속에는 다진 파 양파 등도 들어있고
피자치즈인듯 싶은 치즈도 들어있는 거 같아요.
따끈하고 부드럽고 치즈가 주욱~
매운 떡볶이랑 같이 먹기에 아주 굿굿~
다만 2개를 한꺼번에 주문하면 상에 올려놓기가 자리가 모자람...
음식양이 많은 만큼 그릇들이 진짜 큼직큼직해서요 ㅎㅎㅎ
반쯤 남은 떡볶이는 다른 그릇에 다시 덜어서 달라고 해서 먹었어요.
다른 손님들이 드시는 음식을 보면 전반적으로 이집 음식들이 다 기본 이상을 하는 거 같네요.
맛있어 보이는 게 넘 많아요.
떡볶이는 여자손님 테이블에서는 거의 대부분 주문해서 드시는 메뉴이고
남자분들은 해물두부김치 많이 드시더라구요.
막걸리 주문하면 서울 장수 막걸리 주더군요.
양은밥공기에 먹는 막걸리 맛도 좋답니다.
안주의 양 많고 맛있고 푸짐한 실내 포장마차라서 강추 또 강추~
상호-이태원맛집 해물요리 전문 실내포장마차 버들골 이태원본점
위치 는 이태원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 사이의 해밀턴 호텔 앞 삼거리에서 보광동 방향으로
기업은행과 게코스 테라스 건물의 코아마트 옆의 골목으로 들어가서 쭉 직진,
골목 끝 즈음에 오른쪽 에 있어요.
전화번호 02-02-797-0167
주중에는 새벽 2~3시경까지 영업하고 일요일엔 12시에 문 닫는답니다.
음식도 맛있고 집에서도 가까워서 좋은데
다만 가게가 너무 좁아서 늘 만석인게 유일한 흠... ㅠ.ㅠ
앞으로 마야의 단골집이 될 완소 식당이에요 ㅎㅎㅎ
버들골 갔다가 자리가 없다길래 예약 걸어놓고 근처에 새로 생긴 펍에서 한잔...
원래 신흥집인가 하는 순대 전문점이 있던 자리에 맥주 펍이 새로 생겼더라구요.
버들골 옆의 큰 펍에서 먹은 치즈 돈까스
가격이 만오천원이었나...
돈까스랑 샐러드 그리고 볶은 야채가 같이 나오네요.
가격대비 구성 아주 맘에 들어요.
바삭하게 튀겨서 한입 크기로 잘라서 내오는 치즈 돈까스의 양도 제법 많고...
그리고 볶은 모듬 야채가 아주 굿굿~
요거 맘에 들어서 다음에 집에서 한번 만들어 보려구요...^^
이 맥주 펍에서 1차, 버들골에서 2차, 노래방에서 3차, 다시 근처 가라오케에서 4차...
달리고 달리고~ 간만에 징그럽게 달려준 일요일 저녁 이었습니다.
덕분에 울신랑은 아마도 오늘 완전 초피곤 모드 였을듯...^^;;;;;;
이태원 맛집 참 많아요.
그런데 아마 이렇게 골목에 숨은 집이 있는 걸 아시는 분이 아주 많진 않을거 같네요.
이태원 버들골은 본점이고 프렌차이즈 사업을 해서 지점들이 꽤 있는 걸로 아는데
프렌차이즈 지점들이야 동일한 재료를 줘도 만드는 분에 따라 맛 차이가 좀 나고
또 점장의 마인드에 따라 편차가 좀 크긴 하지만
집 근처에 버들골 이라는 가게가 보인다면 한번 가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자, 저는 저녁 준비하러 가요.
좋은 저녁 되세요~
마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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